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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카니발 공연 준비 - 분장팀 섭외편


춤~하! 안녕하세요


춤추는 에세이스트입니다.



저번 음악단 섭외에 이어


오늘도 그 공연창작의 준비과정을 정리하는


에세이를 1편을 가져왔습니다.


https://youtu.be/DoIoGQz7cO0






2번째 이야기,
메이크업팀 섭외



의외로 까다롭고 예민했던 섭외과정이었습니다.

모두의 학교가 서울시 예산으로 이뤄진 곳이다 보니

국산 제품이 아닌 재료를 구매할 수 없게 되어,


카니발이란 남미의 특성에 어우러지는

쨍한 컬러의 메이크업 재료를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웠던 것이죠.



그동안 가장 오래 춰왔고,

제 춤의 베이스가 되는 춤 장르는

"현대무용"입니다.


그런데 현대무용은 특성상

겉보여지는 미적인 요소보단

몸으로 표현하는 공연작품의 철학적 의미 전달에

초점이 맞춰진 무용이라

공연을 할 때 크게 분장을 할 일이 없습니다.


분장을 하면 오히려 얼굴에 너무

초점이 가서 공연의 철학적 의미나, 몸의 움직임에

집중되는 에너지를 분산시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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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거의 티가 안 나게~



그래서 콜롬비아에서 현대무용 공연을 할 때나,

한국에 돌아와서 현대무용 공연을 할 때나,

늘 무용수 각자가 적당히 색조를 최대한 빼고

피부정돈과 윤곽만 좀 뚜렷하게 화장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딱히..

공연분장팀 쪽을

섭외하고 부를 일이 없었기에

아는 메이크업팀이 없었어요.


어쩌다 작년에,

특별무용수로 공연을 갔을 때

봤던 분장팀이 떠올라

연락처를 받아 섭외전화를 하였는데

다양한 이유로 거절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ㅎㅎ



-1 책정된 페이가 적어 그 돈으로는 출장비가 안 나온다.

-2 그 마저도 재료비는 안 주고, 인건비만 준다는게 말도 안 된다.

-3 일반 메이크업도 아니고, 카니발 분장을 하는데 드는 화장품은

국산제품은 느낌이 안 나서

외국산 화장품을 해외직구로 구매해야 하는데

이제 주문해봤자 30-45일이 소요되어 주문해도 공연전에 도착하지 못한다.




저도 분장팀을 불러본 경험이 없기에

처음 얘기할 때만 해도

평균페이가 얼마인지 모르고,

재료비가 얼마나 드는지

모르기에 이번 기회에 참 많이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모두의 학교 측에서 제시해주신

예산액에 맞춰 말했다가

금액이 분장팀 기준에서는

택도 없단 걸 알게 되고,

분장팀 또한 예술인 분들이시기에

제가 기획하는 공연에 최대한 좋은

대우를 해드리고 싶어


담당 주임님과 다시 잘 상의 후

금액을 최대한 높게 책정하였습니다.



재능마켓에 들어가 메이크업을 검색해보니

메이크업 아티스트 매칭 전용기업 <발라뷰티> 가

있단 거 알게 됐고,

특수분장이었음에도

저희가 드릴 수 있는 페이와

맞는 팀이 있어 매칭이 되었습니다.



총 9명을 분장해야하는 상황이고,

특수 메이크업의 특성상 최소 20~25분 정도의

시간이 걸려 3시간이 걸리는데

다행히 출장가능한 시간이 최대 3시간이라서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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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에 제가 원하는 남/녀 카니발 메이크업 스타일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시간 내에 금액 내에

어떤 메이크업을 하실 수 있는지

체크해서 상의하였어요.



다음날 뵈니까 메이크업 전용 수채화 물감을 가져와주셔서

꼭 남미산 화장품이 아니어도

카니발 느낌이 나게 화장을 해주셨습니다.

진짜 진정한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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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카니발수업 참여자 분들

한분한분 얼굴을 보고 특성에 맞춰

피부톤에 어울리는 색으로 다 다르게

화장해주셔서 참여자분들도 너무 좋아하시고,

저도 분장을 하고 속눈썹을 붙이니

오랜만에 정말..

'와 콜롬비아 돌아온 것 같다' 싶은 느낌




그땐 무용단 인원이 80명 정도 였기에

한명 한명 분장하고 준비하느라 새벽 5시에 가서

화장할 줄 아는 친구가 7명 남짓이라

정오 12시까지 준비하면서

동영상 찍고 놀았던 그 때 기억도 떠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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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콜롬비아 카니발축제 준비하는 모습



쨍하고 강렬한 메이크업을 했을 때만

느껴지는 희열!

"와 이거지! 이런 모습이 진짜 나지!"

그런 강렬하게 살아있는 에너지가

쫙~~ 올라와서

전날까지 긴장되서 잠을 설친 피곤함을 잊게 됩니다.


메이크업을 하고 치장을 한다는 건 그런 에너지를

가진 것 같아요 ㅎㅎ

그 때를 떠올리는 지금도 참 행복하네요.



카니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는

축제와 공연을 하는 그 며칠의 순간이

폭발적이고 멋져보이지만,

남미 현지에서는 그

반짝 하는 며칠을 위한 게 아니라,


늘 학교 끝나면 카니발 무용단에 가서

책가방 던져놓고

음악에 맞춰 안무를 짜고,

의상을 같이 제작해 입어봅니다.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를 직접 만드는

카니발 음악단도 있어요.


그렇게 축제 당일날이 되면
게으른 남미인들이
아침잠을 이겨가며 일찍 모여서
서로서로 메이크업 해주며
즐기는 그 1년의 모든 과정들이
그들에겐 카니발이에요.
카니발 자체가 하나의 전통,문화,일상인 것이죠




2021년 한국의 카니발축제 준비모습


공연 준비 하는 내내

참여자분들 챙기랴, 안무짜랴, 동선 조정하랴

정신없어서 제대로 즐길 틈도 없었는데

분장을 하며 깔깔 웃고, 얘기나누니

잠시잠깐 콜롬비아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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