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고, 존경하는
무용선생님이 있다.
댄서이자, 안무가이자, 좋은 선생님이시다.
만난 시간이나 횟수는 오래지 않아도
만나고 나면 여운이 남는 그런 사람.
얼마전 그녀의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이 올라왔다.
무려 대통령 취임식에 축하공연을
하신 영상이었다.
놀라웠고,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잠시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가 춤수업을 지도하러도 갔었고,
무용수업을 들으러도 갔던 그 공간에서
정말 편안한 행복감,
함께 오래 알고 싶은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개인적 일정이 수업과도 계속 안 맞았고,
1월에 큰 일을 겪고나서 춤을 쉬기도 했고,
춤의 방향성을 그동안 해온 현대무용보다
힙합 쪽으로 바꾸다 보니
자연스레 자주 만날일이 없어
참여하지 못 했구나.. 라는 생각
처음 선생님을 만난 작년 여름 이후로
꾸준히 다녔다면 나도 함께 할 수 있었을텐데 ㅎㅎ
잠시잠깐,
"내가 아쉬워하나?"
스스로에게 질문해봤다.
"아니, 신기하게도 전혀 그렇지 않네"
진심으로 멋지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 공연은 그 분의 정성과 꾸준함으로 나타난 하나의 현상이고,
그 이전에 평소에 보았던 그 분의 사람을 대하는
말, 행동에서 모두 사랑이 참 많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에겐 나만의 때가 온다.
얼마전 브런치에 [자기 이해가 부족한걸까] 라는 글을 썼다.
자기 이해가 부족하면
내가 정말 진심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나는 어떤 쓰임이 있는 사람인지 모른다고.
질투도,
갈팡질팡하는 마음도
그래서 생겨난다고.
어느새 자연스레 나는 나 자신을
많이 들여다보고,
속도와 방향성을 섬세히 찾아주는 사람이 되었다.
2년-3년동안 정말 늦겨울 초봄 사이면
몇달에 걸친 슬럼프가 와서
안예은 - 홀로봄이란 곡이
그렇게 한구절 한구절 가슴에 꽂혔었다.
점점 뒤쳐지고 있는 것 같아
맞게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
봄은 오고 있는데 나는 겨울잠을 잔다
밤에 가운데 멍하니 서서 시선은 바닥에만 있다
(대략 이런 가사다.)
신기하게 올해 봄부턴
잘 살아낼 기운이 난다.
열정과 추진력으로 막 나서지 않아도
나 이런 사람이에요! 알아보세요!
라고 외치고 홍보하지 않아도
나는 요즘 나만의 글을 쓰고 있다.
그것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곁을 주는 글이 되는 것 같다.
전엔 내 말을 하기 바빠서
사람들이 나에게 무엇을 느낄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
요즘은 내가 하는 말이 혼잣말 형식의 발표문같지 않고,
바람부는 벤치에 앉아 옆에 있는 친구와
대화를 하는 느낌이다.
아직 상대방이 무슨 말을 내게 해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건 아직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그래도
나의 이야길 할 때 말표현 하나하나 조심스레
그러나 나의 진심을 담아
배려심있게 전달하려 애쓰고 있다.
만약 필요하지 않은 말이라면
과감히 침묵하길 선택하면서.
오늘은 매달 1번씩 정기적으로
<인세받는 출간작가되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날이었다.
작년 1월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1년 5개월째 되고 있고,
그 사이 나도 여러번 나의 출간방향성이나
고민에 대해 발표하며 피드백을 받았었다.
그 사이 꽤 많은 친구들이 벌써 출간에 성공하기도 하고,
출간기획서를 잘 완성하고 책의 컨셉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희안하고 정말 건강하게도
부럽지가 않다. ㅎㅎ
정말 멋지고 훌륭해~
진심으로 먼저 나아가고, 잘 되어가는
친구를 보는 게 기쁜 일이다.
그런데 조급한 마음이 들거나,
난 지금 뭘 하고 있지?
이런 의심이 들지 않는다.
난 나의 속도와 방향대로 너무나 잘 살고 있다.
그게 사실이다.
겉보기엔 느려보일 수 있다.
기운없어 보일 수도 있고,
열정과 추진력으로 불같이 밀고 가던
예전의 나를 더 좋아하고 매력있다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불타오를 힘없이
부드럽고 따듯한 말투로 나아가려는 시기도
반드시 겪어가야할 과정이다.
지금 그 어느때보다 살아있음을 느끼고
어느때보다 행복하다.
나에겐 나만의 때가 온다.
내 안엔 불꽃이 있고
언제든 활활 타오를 수 있다.
누구보다 강렬하고 강하게..
하지만 그 불은 잘못 쓰면
남을 해하고, 아프게 하는데도 쓰인다.
내가 너무 뜨겁고 강해져있으면
그들의 아픔과 불편함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기꺼이 그 불꽃을 모두 꺼뜨렸다.
내가 빛나지 않으니까
시야에 주변이 아주 조금씩 보인다.
그리고 너무 타들어가느라
지쳐있던 나도 보인다.
이런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발견하고 기록해가는게
얼마나 흥미롭고 신비로운지..
매일이 새롭고 또 치유받는 느낌이다.
나 자신에게..
참 못됐었는데
요즘은 조금즘 친절해지고 있다.
참 많이 서툴었지만
참 많이 연습했다.
따스하고 예쁘게 말하기
잘 듣기
앞서가는 성미 알아차리기
자주 쉼호흡하기
지금도 매일매일
매순간순간 연습중이다.
이 연습이 나에게
엄청난 자본이 될거란 걸 직감적으로 안다.
자본이란 단순히
돈,명예 같은 것만이 아니다.
"언어"또한 엄청난 자본이다.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이란 책제목이 괜히 나온게 아니구나 싶다.
상대에게, 나 자신에게 어떻게 말하고 있지?
그 표현들이 얼마나 충동적이고, 과격했는지
알아차리고 바꿔가려는 이후로
엄청난 변화를 느끼고 있다.
언어가 죽고 싶은 사람을 살릴 수도,
멀쩡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단 걸 알았다.
내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얼마나 어마어마한 파장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그게 다 나에게 돌아오는지 알았다.
그래서 요즘은 말 한마디도 결코
쉽게 하지 않으려한다.
처음 몇달은 정말정말 어렵고 괴로웠지만
이 버릇이 익숙해지니 어느새
"넌 목소리가 옥구슬이 굴러가는 것 같아.
말을 참 예쁘게 잘한다.
전에 비해 정말 많이 편안해져보여"
간혹이지만 이런 말도 듣게 됐다.
물론 오랜 습관이기에 요즘도
충동적으로 갑자기 툭- 말을 뱉기도 한다.
늘 그 뒤에 아 경솔했구나..
후회하지만 ㅎㅎ
언어자본을 바꾸며
나는 나만의 때가 올 것이라 믿게 됐다.
아직도 서툴지만
조금은 연습한 티가 나는 요즘이다.
몰아세우지 않고,
보채지 않고,
그저 옆에 앉아서 기다려주기
부드럽게 말하기
나에게 나는 요즘 그런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