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함에 대하여

넌 섹시함이 뭐라고 생각해?


희안하게 작년말부터 올해들어

섹시하단 말을 자주 듣는 편이야

왜일까 생각해봤어.


메이크업 때문에?

옷 스타일 때문에?

내가 춤을 추는 댄서라서?

아니 그런 이유들에서 비롯된 표면적 섹시함을

얘기하는 건 아닌것 같아.


아마 예전같았으면 걸려넘어지고

괴로워할 것들에 대해서

스스로 정리되고 쿨하게 넘어가는 모습을 보였을 때,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을 멋지게 해내는 모습을 보였을 때,

그런 말을 듣게 된 것 같아.



진짜 30대에 들어서고 보니까 말야

섹시함이란 단어가 좀 새롭게 다가와.

20대는 귀여운게 맞더라.

귀엽고 풋풋하고 순수한게

그 때 그 순간에 맞는 분위기야.


근데 30대는 점점 나이가 차면서

그만큼의 시간과 성숙함이 가져다주는

특유의 분위기가 생긴다고 봐.


어쩌면 내가 아르헨티나 탱고를 췄기 때문에

그 섹시함에 대해 일반인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생각했고,

더 깊이 알고 있는지도.


탱고와 플라멩코 같은 춤은

가장 레드&블랙의상이 잘 어울리는 춤이고,

세계에서 가장

매혹적이고 정열적인 춤이라 불려.


그 춤만 떠올려봐도

어리고 풋풋한 댄서보단

나이가 있고 중후한 에너지를 가진 댄서에게

더 잘 어울리거든.

훨씬 그 춤 특유의 맛이 나지.


20대 때는 그걸 몰랐어.

그때도 열심히 탱고 의상을 입고 밀롱가를 다녔고,

춤을 배웠고,

섹시해보이려고 애썼던 것 같아.

은근히 그런 말을 듣고 싶었고.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좀 어색하고 웃겨.

어울리지 않는 짓을 했던 것 같아.


물론 풋풋하고 순수한 에너지에서 오는

매력과 섹시함도 있지만,

30대가 되면 점점 세련되고

성숙한 매력이 차올라야 하는 것 같달까.

계속 나이는 들어가는데

머리는 텅텅, 경험도 빈약한 상태로

풋풋과 순수함을 외칠 순 없는 거 잖아.


나이를 먹어가면 먹어가는 만큼

그 순간순간 그 세대에만 겪을 수 있는 경험들을

충분히 해나가는 게 가장 매력적인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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