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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사업 4년차, 여전히 알바를 병행한다

그냥 춤추는 일 자체만으로

돈벌이가 충분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웃긴 것은 난 이미

그럴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그럴 수 있는 힘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수업 하나를 꾸준히 해나가지 않아

계속 다른걸 해보려다가

이도저도 안 되고

아직도 계속 별볼일 없는 모습이란

생각이 든다.


솔직히 나의 일상을 돌아보면

분명 뭔가 일을 계속 하고는 있는데

이렇다할만한 고정적인

꾸준한 수익이 없다.

프리랜서 1인 사업가에겐

너무 당연한 현실이다.

일을 쉬며 잠시 고민한다 = 노 머니

하던 일을 새로운 일로 전환하려한다 = 노 머니

그냥 돈만 따라 끝없이 달리지 않고

잠시 멈추고 나를 점검하고

이 일은 아닌 것 같아

방향성을 좀 점검해보자 하면

돈이 안 벌린다. 늘 돈은 뚝 끊기기 마련이다.


쪽팔리다는 생각도 들었다.

8년차 댄서,

4년차 1인 기업가

여전히 마트에서 판촉알바를 하며

샴푸를 팔고 있다.

근데 진짜 생활비만큼 돈이 안 벌리면

그런 생각도 사치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쪽팔림 사치를 다 떠나서

그냥 상황따라 필요하면 어떤 일이든

돈 되는 일을 한다.

감정에 빠지지 않고

그냥 그렇게 무심하고 덤덤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가끔은 거울에 비춰보고 싶어진다.

2년전에 여기서 똑같이 샴푸를 팔았던 나와

지금의 나, 경제적 차이는 없지만

달라보일까?


겉으로 보이진 않지만

분명 내면에 단단한 경험들이 쌓여가고 있을까?


끝나고 편의점에서 3000원 할인 상품권을 써서

저녁 먹을 생각에 들뜬다.





샴푸 판매대 앞에 서서 핸드폰으로 끄적끄적

브런치에 글을 쓰다가


카트를 타고 가는 아기와 눈이 마주쳤다.

핑크색 옷을 입은 녀석의

토실토실한 엉덩이..

서로 빤히 눈을 마주치다가

문득 함박 웃으며

손을 흔드는

그 고사리같은 손을 보며

저항없이 나도 웃음이 터졌다.


그리곤 생각한다.

그래, 잘 살내보자.

알바도 내 사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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