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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워킹홀리데이로 스페인을 선택했나요?

워킹홀리데이 떠가기 8일 전

워킹홀리데이 갈 수 있는 나라 중에 왜 스페인에 가냐고 많이들 물었다.


이유를 굳이 꼬집어보자면..



남미에서 살았던 좋은 기억이 크다.

정 많고 흥 많은 사람들.



환상은 깨지라고 있는 건데..

남미에 가기 전에 내가 품었던 환상은

남미를 여행함으로써 현실과 확신이 되어 다가왔었다.


오늘 만나면 바로 친구가 되고, 계산적이지 않게 자신의 것들을 나누어 함께 어울리고 노는 것이

삶의 가장 큰 행복인 것 같은 이들.

가족 같은 그 친구들이 여전히 그립다..


그들 속에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늘 시달리는 남들보다 뛰어나야 하고 더 앞서야 하고 쉼 없이 일해야만 한다는

느낌에서 벗어나는 것 같았다.


덜 눈치 보고, 덜 시달리고

나에게 더 많이 집중할 수 있어서


야성적인 날것의 나를 더 가감 없이 드러내도 딱히 문제 삼지 않는 느낌이었달까







오히려 그런 나를 드러내지 않고 너무 포멀 하게 각 잡고 있으면

계속 거리감을 느끼고 나를 힘들어하다가

경계를 무너뜨리고 더 망가져보고 화내는 나를 보면서 더 친밀하고 친숙하게 다가왔으니까.



그게 이번에 스페인에 가는 이유와도 많이 맞닿아있다.


누군들 스페인 사람들에 대해서 얘기할 때면

다른 유럽사람들에 비해

훨씬 인간적이고 친근하고 흥이 많다고 한다.



정말 춤 하나만 놓고 본다면

독일, 프랑스 같은 곳이 문화예술 복지가 잘 되어있어

베를린, 파리와 같은 대도시에 정말 다양한 장르의 춤을

다양한 마스터들에게 저렴한 수업료로 배울 수 있지만


나는 좀 더 나란 사람 자체가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에 나를 놓아주고 싶다.



그래서 마냥 누군가에게 배우는 춤이 아니라,

나를 좀 더 표현하는 춤,

나의 고유함을 춤을 통해 드러내는 훈련을 해보고 싶다.



외향적이고 스펀지 같은 나는 외부에서 오는 자극에 굉장히 반응이 빠르고 예민한 편이다.

맞지 않는 환경 속에서 기본값을 극복하려 애쓰면서 살기보단,

나에게 잘 맞는 환경 속에 일하는 것이 억지로 써야 할 힘을 덜고

더 나에게 맞는, 내가 잘 발현될 수 있는 쪽으로 에너지를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집단 에너지라는 표현이 있다.


나 개인의 힘으로 극복하려고 에너지를 쓰는 것보다 나를 이루는 관계,

사회가 형성하고 있는 에너지가 나 개인의 에너지보다

훨씬 크기에 거기에 영향을 받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마치 계절 따라, 날씨 따라 그때 유독 느껴지는 감정과 생활상이 있듯이,

한국에 살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계속 한국이란 사회의 집단 에너지에 노출되게 된다.



어디까지나 내 느낌이지만.. 

한국을 사는 흙수저에겐 “채찍질 아니면 도태됨"이란 느낌이다.

성장하지 않으면 도태되기에 끝없이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해 열심히 자기계발을 이룩해 내거나,

쉬고 놀면 그냥 도태되는 인간이 되는 것 같아

어떻게 쉬는 것이 잘 쉬는 건지, 잘 노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느끼기에 나에게 잘 맞는 집단 에너지는 “라틴문화"라고 느꼈고

그 속에서 더 편안하게 피어났던 것 같다.



물론 한국에서도 정말 건강하게 자신의 사업을 하면서 마인드를 관리하는 커뮤니티를 만나

인문학, 투자, 사업 3가지를 원만하게 공부해 가며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어느새 자꾸 현실에 적당히 안주하려는 내가 보였다.


그들이 주는 편안하고 좋은 에너지에 안주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이게 맞는지 아닌지 의심하게 되고,

자꾸 내 안의 야생성 날것의 에너지가 안전함과 세련됨으로 뒤덮여가는 느낌이 들었달까






더 늦기 전에 고집을 부려보고 싶었다.

더 내 멋대로 내 맘대로 막살아도 인생 좆되지 않는다는 건 확실히 알았다.

돈에 절절 메고 끙끙 댈수록 더 가난이 반복된다는 걸 알았다.

그럼 돈에 얽매이는 마음을 놓아버리면?

내가 원하는 대로 새로움을 추구하면?

마음껏 방황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졌다.



그 와중에

워킹 홀리데이는 만 30살인 올해 나이가 마지막이고,

앞으로 두 번 다시 이 비자를 받아서 해외에 나가 살 수 있는 기회는 없다.

그럼 그냥 가봐야지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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