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내가 좋아하는 일로 월급을 번다는 것

스페인 워킹홀리데이 137일째 (5월 16일)

내가 좋아하는 일로 월급을 번다는게 얼마나 강력한 힘으로 나를 견인하는지 느끼는 요즘이다.

당연히 모든게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지금 있는 곳에서 만족할만큼 일이 재밌고 내가 가진 영역들의 필요들을 충분히 꺼내쓸 수 있다는 것.
늘 사람들의 웃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내게 얼마나 큰 자기효능감을 느끼게 하는지 느끼는 요즘이다.

그래서 일하지 않는 시간엔 어차피 돈 받는 것도 아닌데 조금이라도 더 쉬어야지. 다른일 찾아봐야지. 가 아니라 지금 있는 이 곳에서 어떻게 더 인정받고 잘 할 수 있을까 그걸 신경쓰고 해보기로 했다.
어딜가도 어차피 엔터테인먼트 댄서로 호텔에서 해야하는 일은 비슷하다.

팀이 바뀌고 리더가 바뀌면서 당연히 분위기나 시간활용이 달라지겠지만

1, 매트운동 및 아쿠아운동지도

2, 게임진행

3, 무대설치

4, 밤이면 댄스공연

전반적인 일은 똑같다.

이 곳이 당연히 최선이 아닐 수 있다. 최고의 환경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괜찮은 환경이다. 뜨거운 날씨 덕분에 아침에 이불밖으로 나가는게 편하고, 밖에서 언제든지 가벼운 옷차림으로 운동과 트레이닝을 할 수 있다.
휴일에 놀러 여행가기도 편하고, 바다도 가깝다.

천천히 시간을 갖고 차분히 지낼수록 할 수 없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게 된다.

주변에 즐길거리가 별로 없다는 것은 자기개발을 하기에 좋은 곳이라는 뜻도 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더 내 몸을 돌보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스페인어 공부를 하는데 시간을 쓸 수 있다.

바르셀로나라는 대도시에 살때는 매일매일이 파티갖고 뭔가 늘 일이 끊이지 않았기에 가만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기보단 밀려오는 새로운 물결을 끊임없이 즐기기 바빴던 것 같다.

잔잔한 일상속에서 더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나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다.

누군가에게 보란듯이 성공하는 사람인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아졌다.
내가 나에게 참 좋은 사람이고 싶다.

이런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싶은 그런 사람이 스스로에게 되어주려 한다.

나를 좋은 곳에 데려가주고, 좋은 생각을 해주고, 나 자신과 좋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
참 친밀한 사람이 되는 중이다.

하기 싫은 일도 필요하면 해야한다고들 많이 얘기했다. 당연한 얘기였는데 한국에 있을땐 그 말을 따르는게 그렇게 힘들었다. 그리고 그 말을 따르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자괴감을 많이 느꼈다.

그런데 재밌는 일을 하니까 시키지 않아도 일하지 않는(돈을 받지 않는 시간)에도 내가 알아서 일이 하고 싶어진다.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고 여기서 어떻게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서 더 성장할 수 있을까 그것을 이 재미속에선 찾게 되고 노력하게 된다.
이렇게 나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는 중이다.
내일 나를 재밌게 해줘서 고맙고, 잘 살아줘서 고맙다.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 것은 아마도 그 속에서 스스로 아직은 재미를 찾지 못한것같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진짜 그렇다고 느껴진다. 늘 의무감이 너무 컸던 것 같다. 의무와 책임감, 노력으로는 도저히 꾸준히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찾을 수 있는 유형인것같다.
그러니 생긴대로 그 모습을 최대한 잘 살려주고 그렇게 어떻게 잘 살아낼 수 있을까 그걸 찾아줘야지 기존에 세상에 나와있는 방식이라고 해서 그것만이 맞는 길은 아니다.

나에게 맞는 길을 찾고 그 속에서 어떤것이 나를 움직이는 힘인지, 무엇이 나를 정말 재미있게 하는지, 자기 효능감을 주는지 찾아내면 콘텐츠도 꾸준히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내겐 넘치게 많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젠 떠날 생각보다 머물 생각을 하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