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일로 월급을 번다는게 얼마나 강력한 힘으로 나를 견인하는지 느끼는 요즘이다.
당연히 모든게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지금 있는 곳에서 만족할만큼 일이 재밌고 내가 가진 영역들의 필요들을 충분히 꺼내쓸 수 있다는 것. 늘 사람들의 웃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내게 얼마나 큰 자기효능감을 느끼게 하는지 느끼는 요즘이다.
그래서 일하지 않는 시간엔 어차피 돈 받는 것도 아닌데 조금이라도 더 쉬어야지. 다른일 찾아봐야지. 가 아니라 지금 있는 이 곳에서 어떻게 더 인정받고 잘 할 수 있을까 그걸 신경쓰고 해보기로 했다. 어딜가도 어차피 엔터테인먼트 댄서로 호텔에서 해야하는 일은 비슷하다.
팀이 바뀌고 리더가 바뀌면서 당연히 분위기나 시간활용이 달라지겠지만
1, 매트운동 및 아쿠아운동지도
2, 게임진행
3, 무대설치
4, 밤이면 댄스공연
전반적인 일은 똑같다.
이 곳이 당연히 최선이 아닐 수 있다. 최고의 환경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괜찮은 환경이다. 뜨거운 날씨 덕분에 아침에 이불밖으로 나가는게 편하고, 밖에서 언제든지 가벼운 옷차림으로 운동과 트레이닝을 할 수 있다. 휴일에 놀러 여행가기도 편하고, 바다도 가깝다.
천천히 시간을 갖고 차분히 지낼수록 할 수 없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게 된다.
주변에 즐길거리가 별로 없다는 것은 자기개발을 하기에 좋은 곳이라는 뜻도 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더 내 몸을 돌보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스페인어 공부를 하는데 시간을 쓸 수 있다.
바르셀로나라는 대도시에 살때는 매일매일이 파티갖고 뭔가 늘 일이 끊이지 않았기에 가만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기보단 밀려오는 새로운 물결을 끊임없이 즐기기 바빴던 것 같다.
잔잔한 일상속에서 더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나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다.
누군가에게 보란듯이 성공하는 사람인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아졌다. 내가 나에게 참 좋은 사람이고 싶다.
이런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싶은 그런 사람이 스스로에게 되어주려 한다.
나를 좋은 곳에 데려가주고, 좋은 생각을 해주고, 나 자신과 좋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 참 친밀한 사람이 되는 중이다.
하기 싫은 일도 필요하면 해야한다고들 많이 얘기했다. 당연한 얘기였는데 한국에 있을땐 그 말을 따르는게 그렇게 힘들었다. 그리고 그 말을 따르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자괴감을 많이 느꼈다.
그런데 재밌는 일을 하니까 시키지 않아도 일하지 않는(돈을 받지 않는 시간)에도 내가 알아서 일이 하고 싶어진다.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고 여기서 어떻게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서 더 성장할 수 있을까 그것을 이 재미속에선 찾게 되고 노력하게 된다. 이렇게 나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는 중이다. 내일 나를 재밌게 해줘서 고맙고, 잘 살아줘서 고맙다.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 것은 아마도 그 속에서 스스로 아직은 재미를 찾지 못한것같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진짜 그렇다고 느껴진다. 늘 의무감이 너무 컸던 것 같다. 의무와 책임감, 노력으로는 도저히 꾸준히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찾을 수 있는 유형인것같다. 그러니 생긴대로 그 모습을 최대한 잘 살려주고 그렇게 어떻게 잘 살아낼 수 있을까 그걸 찾아줘야지 기존에 세상에 나와있는 방식이라고 해서 그것만이 맞는 길은 아니다.
나에게 맞는 길을 찾고 그 속에서 어떤것이 나를 움직이는 힘인지, 무엇이 나를 정말 재미있게 하는지, 자기 효능감을 주는지 찾아내면 콘텐츠도 꾸준히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내겐 넘치게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