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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여행 중 박테리아로 죽다 살아난 Ssul 1부


늘 소화불량, 위장장애를 달고 살았던 사람으로서

삶에서 겪은

하나의 빅 에피소드를 통해

위,장에 무엇이 좋고, 안 좋은지 한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때는 2018년 한창 콜롬비아를 자유여행하던 중이었습니다.



2월, 적도와 가까운 카리브해지역인 Barranquilla 바랑끼야 라는 지역에서 카니발을 열고 있었어요.

(많은 분들이 남미의 "카니발"하면 브라질만 떠올리시는데 콜롬비아도 카니발이 있습니다.)



하루종일 짧은 스페인어로 숙소 옮기랴,

다시 물어물어 어렵게 이동수단을 타고 카니발 현장을 찾아가랴


기진맥진 상태에서 밥도 제대로 못 먹으니 위벽이 쓰라려 왔습니다.

그 상태로 을 먹으니 밀가루가 위벽을 긁어 더 심해진 상태였죠.

(위가 안 좋은 분들은 배고픈 상태에서 밀가루 섭취는

절대 삼가합시다.. 한번 얇아진 위벽은 잘 돌아오지 않아요ㅠㅠ)



그래도 배고프고 시간은 없으니

어거지로 빵을 몇 입 먹고

카니발축제 입구에 도착해 길거리에서 파는 초리소(소세지)를 사먹었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정작 콜롬비아 현지인들은 밖에서

초리소를 잘 사먹지 않는대요. 그 카니발시기에는 길거리상인들이

위생관리가 전혀 안 된 소세지를 그냥 쌓아놓고 팔다보니

파리가 똥을 싸놓은 것도 모르고 그냥 팔거라고..)



그 소세지를 먹고 나서 급격하게 더 위가 아팠지만

어떡하겠어요!ㅠㅠ

귓가에 카니발 음악이 울려퍼지고,

저 멀리 바리케이드 너머로 댄서들이 춤추는게 보이는데ㅜㅜ

그냥 통증을 참고서 신나게 카니발을 구경하고,

현지인 친구들을 따라서 밤늦게까지 춤을 추고 술을 마시고 놀았어요.

그리곤 그 날 새벽.. 물도 삼키지 못할만큼 위가 찢어지게 아프고,

속이 다 뒤집어져 토하다하다 더이상 나올게 없으니

하얀거품을 하루종일 토해내고 꼼짝없이 누워있었습니다.


집주인 콜롬비아 아주머니가 저에게 뭐라고뭐라고 말을 하는데 아무말도 알아 들을 수가 없었고,

진짜 태어나서 위가 그렇게 찢어지는 느낌으로 아픈 건 처음인데 증상을 스페인어로 설명도 못 하겠고,

날 챙겨줄 사람은 아무도 없고,

말귀는 하나도 못 알아듣겠고 근처에 병원하나 없어 보이는 주택단지에 숙소가 있으니..

이러다 객지에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정말 무섭더라구요.

행여 크게 잘못 된거면 난 아무 말도 알아들을 수 없는데

콜롬비아 의료체계가 잘 갖춰져있는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어떡하지?



그때 아주머니가 하얀가루를 찬물에 녹여 건네주신 물이 있었어요. 비릿하고 살짝 찝찌름했던 그것은

Bicarbonato 라고 하시더라고요.

자꾸 마셔! 마셔! 하는데 입에 뭐가 들어가는지는 알아야겠어서 힘겹게 번역기를 돌려보는데

베이킹 소다??

집에서 노푸할때 머리감고, 설거지세제 대신 썼던 베이킹소다?? 그걸 먹으라고??

뭘 어쩌겠어요.. 주는 대로 에라 모르겠다 마셔봤는데

신기하게도 순간적으로 속이 살짝 가라앉으며 토기가 잠시 멈췄었습니다.

(그땐 너무 심한 상태라 그 정도 처방으로 해결되지 않는단걸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죠.)


실제 한국인 지식인에는 이런 Q&A가 있습니다.

"베이킹소다 먹으면" 이라고 검색하면,

저 실수로 베이킹소다 먹었어요ㅠㅠ

이러다 죽을 수 있나요??

이런 질문을 꽤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한국인들은 베이킹 소다의 복용법을 잘 몰라요.


ㅡㅡㅡ


한국에서는 소화가 안 되고 위장이 크게 아프면

무조건 병원을 가거나,

양약을 먹거나,

속을 달래기 위해 꿀물을 먹기도 하지요.


그러나 남미 콜롬비아에선 동네 가게들마다

작은 비닐안에 베이킹소다를 담아 한 봉지에

몇백원씩 판매를 할만큼

(우리나라처럼 단순 천연세제 용도가 아니라)

"복용"을 위해 흔하게 판매됩니다.



과용하면 안 좋을 수 있지만,

달리 약을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위장에 크게 탈이 나거나, 숙취가 심할 경우에

베이킹소다를 탄 물을 복용하는 것은

훌륭한 수분섭취 및 통증완화작용을 합니다.

(실제 베이킹소다가 함류된 이온음료도 많아요.)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장에 박테리아가 있는 줄도

모르고, 그냥 위벽이 얇아져 좀 고생한 거겠거니 했죠..

대환장 박테리아사건은 2부에 계속됩니다.







소화가 안 될때의 꿀Tip.


처방전 없이 어느 나라에서건 구입할 수 있는 베이킹 소다에는

중탄산염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베이킹소다는 즉각적으로 위산을 중화시키기 때문에

속쓰림, 소화불량 및 궤양 통증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 숙취해소용으로도 아주 용이합니다 ㅋㅋ)



복용량은 보통 유리잔 반 컵의 물에 베이킹소다 ½ 티스푼을 녹여 두 시간마다 한 번씩 마시면 됩니다(24시간 동안 ½ 티스푼의 베이킹소다를 7번 넘게 먹으면 안 되며, 60세 이상인 경우 24시간 동안 ½ 티스푼을 3번 넘게 먹으면 안 됩니다).

과도한 양을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과도한 베이킹소다 섭취는 몸 안의 전해질 및 산/염 사이의

불균형이 생길 수 있어요.



베이킹소다 복용꿀Tip.

반드시 찬물에 타마신다.

뜨거운 물엔 마시지 않는다!

그 자체로도 맛이 비릿하고 찝찌름한데

뜨거운 물에 타마시면 우웩..

시도하고 싶지도 않고,

뜨거운 물엔 중탄산염 성분이 변질되어

효과가 없어진다고 그때

콜롬비아 집주인 할머니가 그랬어여.

하숙했던 숙소의 할머니, 내가 속이 안 좋을때마다 베이킹소다를 찬 물에 타주셨었다. 할머니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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