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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춤추는늘보 Oct 05. 2023

두려움이 가장 큰 장애물일 때가 있다

한참 무용에서 앞구르기를 못 하던 적이 있었다. 중학생 때 학교 체육시간에는 쉽게 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다 커서 무용 시간에 해 보려니 너무 어려웠다. 물론 무용에서 하는 앞구르기는 그냥 하는 게 아니라 한쪽 발을 들어 올린 채로 상체를 접어서 굴러야 하는 동작이었지만, 시작 동작이 다를 뿐이지 사실상 그대로 앞으로 구르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땅바닥으로 머리가 곤두박질 치는 게 제일 걱정스러웠다. 목이 부러지거나 정수리에 혹이 나지 않게 구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대체 앞구르기 하는 방법이 뭐지? 남들은 초보자 때도 쉽게 하는 동작을 나는 왜 이렇게 어려워하나. 이러다 평생 앞구르기는 정복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어느 날 오기가 생겨서 선생님을 붙잡고 앞구르기 하는 방법을 물었다.


“그냥 구르면 돼요. 무서워서 못 하는 거지, 앞구르기는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눈 딱 감고 굴러봐요.”


정말 눈 딱 감고 ‘악!’ 소리까지 내면서 굴러봤다.


잘 굴렀고,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언제 어려워했냐는 듯 앞구르기를 잘도 한다. 도대체 왜 이걸 못했나 싶을 만큼 너무 쉬운 동작이다.


앞구르기가 어려웠던 건 순전히 두려움 때문이었다. 두려움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도 못 하게 만들 수 있다.

내 인생에도 그런 일이 있겠지.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두려워서 못 하고 있는 것들. 한번 해보면 별 거 아닌 것들이 있겠지.



*이 글은 아트인사이트(https://www.artinsight.co.kr/)에 기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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