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춤추는 목각인형 Sep 11. 2023

나는 솔로를 보며 나를 돌아본다

이번 돌싱특집은 반면교사 특집

오빠랑 저녁을 먹으며 이번주 나는 솔로를 봤다. 이번 기수는 정말 볼 때마다 '허파가 디비진다.' 답답하고 화가 나고 볼 때마다 인상이 찌푸려지기 일쑤. 특정 출연진을 욕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그저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반면교사로 삼고 싶은 점들을 적어본다.  


관계 형성 시 가장 중요한 건 자존감이다.


자존감이 유독 낮은 출연자가 있다. 다른 사람이 누굴 좋아하든 말든 본인 마음에만 집중하면 되는데 주변을 너무 의식하며 스스로를 괴롭힌다. 반드시 커플이 돼서 나가겠다는 목적의식이 뚜렷해서 일수도 있지만, 낮은 자존감이 불러온 불필요한 견제는 함께하는 모두를 피곤하게 한다. 데이트를 하러 나간 자리에서도 본인의 이야기보다는 남 얘기만 한다.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고 상대를 알아가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이야기만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당사자에게 직접 듣지 않은 이야기는 걸러 듣는다.


이번 기수가 역대급 카오스인 이유의 중심에는 '말'이 있다. 소위 뇌피셜에 불과한 말들이 와전에 와전에 와전을 거듭하며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내가 직접 보고 들은 말이 아니면 어느 정도는 걸러 들을 필요가 있다. 정 찝찝하면 당사자에게 직접 찾아가서 얘기하면 그만인데 그걸 못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휘둘리기만 한다. 심지어 확실하지도 않은 말만 믿고 호감 가던 상대에 대한 마음을 갑자기 접어버린다. 당사자랑 얘기해 보기도 전에 갑자기 마음이 리셋이 됐다고 얘기하는데.. 나는 눈을 감아버렸다.


확실하지 않은 말은 내뱉지 않는다.


뇌피셜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문제지만 애초에 확실하지도 않은 말을 내뱉는 사람이 더 잘못이다. 사실 관계가 어떠한지는 아웃오브안중이고 자기의 생각에 아예 잠식되어 버려서 그게 곧 정답인 양 말하고 다니는데, 보면서 제일 화가 났던 포인트다. (과몰입 인정..) 한 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된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들 때문에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잘 돼 가던 커플이 금이가고 모든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말이 이렇게나 무섭구나 라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잘 못한 건 사과하고 실수한 건 바로잡는다.


잘못한 걸 인정하지 않고 자신이 불리한 상황에서 발을 쏙 빼는 것도 보기 불편했다. 그 누구보다도 거짓된 정보의 중심에 있었으면서, 가장 불리한 순간에는 다른 사람에게 잘못을 뒤집어 씌우려는 행동은 그냥 어이가 없었다. 바로잡기에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지만 사실 관계가 명확해졌던 순간만큼은 상황 판단 제대로 하고 잘못을 인정했어야 했다. 마치 본인은 아무 잘 못 없다는 듯이 발을 쏙 빼는 모습이 정말 보기에 너무 불편했다.


데프콘 말처럼 나는 솔로를 통해서 나를 돌아보기도 한다. 출연자들에게서 본 안 좋은 모습들이 과연 나에게는 없다고 자부할 수 있는지 스스로 되물어본다. 나는 100프로 떳떳한지. 어쩌면 나는 저런 적인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여러 SNS에서 익명으로 퍼지는 출연자들을 향한 비난은 다소 불편하게 느껴진다. 마치 출연자들이 감정 쓰레받기가 된 것 마냥 화를 쏟아내기 급급하다. 심지어는 그 과정에서도 잘못된 정보가 사실인 양 퍼져나간다. 니는 솔로를 보는 사람들 모두가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하고 실천한다면 서로가 좀 덜 피곤한 사회가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작가의 이전글 토스 오리지널 컨텐츠, <머니그라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