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월 1일의 마음 그대로.
새해가 밝았다. 어김없이 시작되는 또 다른 하루의 시작. 부지런히 일어나 오빠와 일출을 보러 나갔다. 언제나 같은 해일뿐인데 새해 일출은 참 인기가 많다. 불그스런 능선 뒤로 마침내 해가 드러나는 순간, 올 한 해 우리 가족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목표 한 바를 이뤄내 보자고도 다짐했다. 건강과 행복 그리고 성장. 변함없는 '올해'의 키워드다.
일출을 보고 집으로 돌아와 떡국과 낮잠으로 충전 한 뒤 매 년 1월 1일이면 찾는 까페로 향했다. 조도가 낮은 따뜻한 조명, 테이블마다 놓인 촛불, 잔잔한 LP 음악이 가득한 공간이라 애정하는 곳이다. 각자의 방법으로 새해의 시작에 집중하는 사람들 사이 나는 글을 쓰고 오빠는 나에게 편지를 썼다.
작년 도쿄 여행에서 사 온 신년 카드에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가는 오빠. 다 쓰자마자 건넨 카드에는 나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지키고 싶은 약속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쓸 수 있냐는 내 말에 오빠는 진심을 적는 건데 오래 걸릴 게 뭐 있냐 답했다. (비록 악필이었지만) 글에 담긴 그 진심이 너무 따뜻해서 다 읽고 나서 눈물이 맺혔다. 오빠는 그런 나를 보며 다정하게 웃었다.
또 다른 한 해의 시작은 대체로 평안하고 소소한 행복으로 가득찼다. 하루하루 이렇게만 살면 24년 12월 31일엔 한층 더 나아진 내가, 그리고 우리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설렌다. 오늘의 이 마음을 잊지 말아야지. 오빠 카드에 적힌 마지막 말처럼 야무지게 살아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