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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lda Apr 20. 2018

여기서는 분리 수거 안 해요?

2018년 4월 18일, 넷째날 




 

“중국에서는 분리수거 안 해요?” 


이사를 한 후, 맞닥뜨린 첫 번째 문제는 쓰레기 처리였다. 한국에서부터 짊어지고 온 짐을 풀고, 이불세트와 몇몇 식기들을 사오고 나니 집 안엔 금세 박스와 플라스틱 비닐이 쌓였다. 그런데 이걸 대체 어떻게 처리할지 알 수 없어, 다음날 민아씨에게 물어보니  


“네. 여기선 분리수거 안 해요.” 


 란 대답이 돌아왔다. 


“... ...음식물 쓰레기두요?” 

“네.” 

“음식물 쓰레기도 안 해도 돼요."


그래서 잠깐 할 말을 잃은 내게 곧 다음 말이 들렸다. 


"여긴 그게 참 좋죠.” 

 

그렇게 말하는 민아씨의 얼굴은 상쾌해 보였지만, 내 얼굴은 어쩔 수 없이 티가 나게 구겨졌다. 

 

“글쎄요. 환경엔 안 좋을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내가, 뭐 대단한 환경운동가 같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13억 중국 인구가 분리수거도 안 하고 쏟아낼 쓰레기를 생각하니 조금 슬퍼졌다. 그럴 방법이 있다면 나 혼자서라도 분리수거를 하고 싶을 만큼 말이다. 


 


  

이곳에서는 쓰레기 봉투도 굳이 사지 않아도 된다. 우리 아파트에는 공용 쓰레기통이 있어 그냥 쓰레기를 그곳에 가져다 버리기만 하면 되니, 쓰레기를 덜 배출하려는 노력도 할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그곳 말고는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는데도 괜히 마음이 편치 않아, 음식쓰레기는 음식쓰레기 대로 따로 묶어 내놓는다. 그리고 이런 사실이 새삼 안타까워 기사를 좀 찾아보니 


중국 정부에서도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아, 오는 2020년까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텐진 등 전국 46개 주요 대도시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제도를 강제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지난 2000년에도 베이징에서는 쓰레기 분리수거제도를 도입하려 했다가 결국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그 사이 18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중국도 이제 세계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위치에 섰으니 이번엔 부디 이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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