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동안만 감사한 내용을 적어볼까?
1. 아이들 점심도시락으로 어제 중국레스토랑에서 가지고 온 음식을 데워서 싸주었다. 깨끗하게 먹은 음식이라서 괜찮은 것이다. 몇 해전부터 음식점에서 남은 음식을 싸 오는 걸 했었는데 앞으로도 그걸 것 같다. 오래전에 아프리카 UN 본부에 다니던 청년으로부터 삶의 지혜라고나 할까. 음식을 아끼고 귀히 여기는 방법을 잘 배워서 감사.
2. 몸살이 시작된 것 같다. 목 안이 까슬거리고 목소리도 약간 변했다. 약은 미리 먹었는데 물을 자주 마셔야겠다. 열이 안 나서 감사.
3. 아침에 남편이 카푸치노를 만들어 주었다. 어제 나의 `욱 쟁이님'이 효과가 있었나 싶은 것이 조금 마음이 풀려서 감사.
4. 요즘 한 가지씩 한 가지씩 기계에 대해서 알아가고 배우는 중이다. 스트레스가 아닌 기쁨으로 생각하니 감사.
5. 도우미 메리가 설거지를 도와주고 2층 집을 청소해 주는 날이다. 몸이 안 좋은 날에 그녀가 있어서 감사.
6. 어제 한인회 이사모임에 참석한 것이 효과가 있었나 보다. 이사님 한분이 한글학교 아이들을 위해서 과자와 교사들을 위해서 믹스커피와 차를 후원하신다고 연락이 왔다. 참으로 감사.
7. 현지인이 우리 집뒤에 있는 밭에다가 소에게 먹일 억새풀을 키우고 있는데 자기들끼리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쾌나 정겹다. 거기에다가 높은 하늘에 날아가는 경비행기 소리까지 기분을 좋게 하니 감사.
8. 케냐엔 사파리콤이라는 통신회사가 있다. 전화번호로 돈을 보내고 받는 기능이 아주 편리하다. 특히 저소득층 사람에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케냐는 부정부패가 어느 곳에서나 심한 곳이다 보니 돈관리가 무척 힘들었으나 전용번호로 돈관리를 하게 된 것이다. 사파리 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에서 봉가포인트가 있다. 지금껏 그걸 사용할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포인트로 데이터와 통화료로 전환시켰다. 여태껏 몰랐던 것을 지금에라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감사.
9. 오늘 저녁은 특별한 걸 준비하지 않았다. 냉장고에 있는 반찬이랑 미역국과 육개장을 데워서 먹는 거다. 미리 해놓은 반찬이 있어서 감사.
10. 차요태 어린잎을 수확했다. 김치냉장고에 잘 넣어놓았다가 글모임 때 가지고 가야겠다. 큰 건 아니지만 작은 것이라도 나눌 수 있어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