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 푸르트에서 아틀란트까지 10시간 비행
물값과 전기세가 비싼 독일은 뭐든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검소함이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몸에 베인 나라다. 그렇지만 초라하지 않고 멋스러움이 있는 나라라고 감히 1주일밖에 머물지 않은 나의 소감이다.
이들은 물건을 거의 고장 날 때까지 사용하고 음식을 절대로 버리는 일이 없을 정도로 접시에 남아있는 국물까지 빵으로 깨끗하게 찍어먹는다고 한다. 그들의 소비 중 가장 돈을 많이 사용하는 곳은 가족들끼리 여행하는 경비다. 대중교통으로 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 기차 그러나 시간이 잘 지켜지는 지하철과 버스노선 잘되어 있는 이곳. 이 모든 것들이 아름답다고 여겼던 독일을 뒤로하고 우리 가족은 아침 기도회가 끝나자마자 미리 싸둔 짐을 두 차에 싣고 공항으로 향했다. 고소한 밤꽃향기가 눈물 나도록 그리울 것 같은 프랑크푸르트를 뒤로하고.
공항에선 항공사 직원이 나와있는 것이 아니라 안내자만이 가끔씩 왔다 갔다 했다. 티켓 발행과 짐을 부치는 일은 손님 스스로 발급받고 붙인다. 그렇게 우린 앞서가는 독일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 아틀란트 비행기에 오르기 전, 항공사 직원이 16살인 딸아이 티켓에 확인이라고 체크를 하더니 랜덤으로 짐검사를 했지만 금방 끝났다. 비행기 안에서 소박한 독일식으로 식사를 두 번 하곤 10시간 후에 아틀란트 공항에 도착했다. 미국으로 입국할 때 심사가 까다롭다는 소식을 여러 경로를 통해 입수한 터라 조금은 긴장되었으나 우리는 안면인식 사진과 열손가락 지문검사, 왜 미국에 방문을 했느냐 , 언제 출국하느냐라는 질문, 돈은 얼마를 가지고 왔느냐는 물음에 답을 하곤 심사를 쉽게 마쳤다. 심사도 따로따로가 아닌 가족이 함께 하는 것이라서 수월했다. 그렇게 오후 3시 30분에 태양이 케냐보다 더 눈부신 아틀란트에 도착한다.
우리는 지인이 보내온 한인분이 운전하는 택시를 타고 한인 타운과 가까운 조지아 스와니에 저녁 5시쯤에 도착해서 18년 만에 만난 선배부부와 깊은 포옹을 하며 아틀란트에서 5주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감기로 1주일을 꼬박 고생하며 선배네와 함께 조지아의 유명한 복숭아 팜과 멕시코 사람들이 주말에만 오픈한다는 벼룩시장과 대형 쇼핑몰에 다녀오고 유명한 스테이크 하우스와 한인타운에 있는 이발소에서 저렴하게 머리카락을 자르고 한국 슈퍼마켓인 아씨를 다녀왔다. 오늘은 남편이 운전을 해서 괜찮은 물건이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마샬과 TJ 맥스를 다녀왔다. 특별히 어제는 스와니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고래 쇼가 멋진 아쿠아룸과 맞은편에 있는 코카콜라 전시관에서 전 세계의 코카콜라 음료를 시음했다. 우간다라고 써놓은 팻말 아래엔 스토니 음료가 적혀있었다. 케냐에서도 판매되는 스토니를 마시면서 잠시나마 나의 집을 생각한다.
오늘 저녁엔 강아지 꼬미를 데리고 한적한 동네를 산책하며 집들이 딸아이가 즐겨보던 마이크래프트 게임에서 나오는 모양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 비가 한차례 내린 터라 저녁은 날씨가 선선해서 걷기에 딱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