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참 붉다
영양분이 좋은 흙에
네가 심길 땐
여린 잎이 초록초록하다가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리면
모든 힘을 모아 하늘을 향해
무럭무럭 자라 오르는 너
별모양 하얀 꽃잎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 작은 열매는
네가 태어난 땅을 향해
무럭무럭 자라오르다가
다채로운 색을 품은 카멜라온처럼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온통 붉은색으로 갈아입곤
부캐로 나의 식탁에 오른다.
주인공이 아니지만
너의 존재는 눈이 부시도록 빛난다.
* 고춧가루를 통에 옮겨 담다가 떠오른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