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길

그리움

by Baraka

봄이면 학교 가는 길

진달래, 버들강아지, 찔레꽃, 아카시아 꽃이 피어 있었지

그날은 머리가 아찔할 정도로 향긋한 꽃향기가 좋았지

진달래 꽃 하나, 둘, 셋 꺾다가 산속 깊은 곳에 홀로 남았네.

문득 동네 아줌마 하시던 말이 생각이 난다.

여우가 어린아이를 좋아해서 숲에 숨어 있다가

이 놈 하며 잡아간다고 했지.

엄마야, 울음을 터트리며 정신없이 경분이를 불렀네.


여름이면 학교 가는 길

복숭아, 자두, 수박, 참외 익어가는 냄새가 달달했었지

소나무 밑에서 담배를 피우시던 울 아버지, 그 땀 냄새가 좋았지

나무 향기에 취해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산속을 홀로 헤맬 때

문득 동네 아저씨 하시던 말이 생각이 난다.

해 질 녘에 배고픈 살쾡이가 숲에 앉아 있다가

이 놈 하며 잡아간다고 했지.

아브지, 울음을 터트리며 정신없이 미경이를 불렀네.

가을이면 학교 가는 길

들판에 억새풀이 화려한 머리카락을 휘날렸지

그날은 대두, 동부, 녹두, 서리태가 활짝 입을 열었지

가을걷이에 포도 한 알, 두 알 따 먹다가 도망쳐라는 소리에

문득 울 막내 오빠 하던 말 생각이 난다.

방글아, 무조건 앞만 보고 뛰어, 주인아저씨에게 잡히면

이 놈 하며 잡아간다고 했지.

오빠야, 울음을 터트리며 정신없이 희중이를 불렀네.


겨울이면 학교 가는 길

산과 논 그리고 밭에 함박눈이 소복하게 쌓였지.

그날은 눈 쌓인 무덤가에 비료부대 깔고 쌩쌩 달리고 달렸지.

저녁 군불 지피던 아줌마 부지깽이 들고 달려오실 때

문득 내 친구 하던 말 생각이 난다.

주인아줌마 뛰어나오시면 얼른 숨어야 해 안 그러면

이 놈 하며 잡아간다고 했지.

엄마야, 울음을 터트리며 정신없이 줄행랑을 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