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전화벨이 울렸다
햅쌀이 나와서 우리 집으로
쌀을 보내주고 싶다고 하신다
우리 가족이 눈에 자꾸 밟힌다는
그의 배려심이었다
나는 선뜻 대답을 못 했다
지난번 쌀 가마니 안에 뒤섞여 있던
티 검블이 생각났다
밥을 지을 때마다 고르기 작업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괜찮다며 사양을 하는 나에게
이번 쌀은 아주 좋다며 설득을 한다
나는 썩 내키지 않은 마음으로
생각해 주신 맘, 고맙다고 말했다
거절한다는 말을 삼켜 버렸다
며칠 동안 마음이 무거웠다
내가 상대방에게
상대방이 나에게
서로를 위한 배려심 때문에 생겼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스쳐 지나갔다
이제는 나 자신에게 말해 주고 싶다
거절이란 나쁜 것이 아님을
서로의 생각이 다름을
서로가 존중할 때
진실로 편안한 사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