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평강을~

30일

by Bora

K는 기차로 4시간이나 걸리는 지역에서 살고 있다. 우린 콘퍼런스와 크고 작은 모임에서 볼 때면 서로를 맘껏 응원하는 마음으로 짧은 안부만을 묻곤 했다. 몇 해 전에 그녀가 에세이 책을 발간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95년에 케냐에 온 그녀의 부부는 한국인이 없는 지역에서 유치원을 운영하고 교회를 세우고 현지인을 돕는 봉사자로 살아가고 있다. 그동안에 얼마나 좋고 기쁘고 슬프고 아픈 사연들이 많았겠는가. 그녀는 일기처럼 써놓았던 글을 책으로 냈던 것이다. 3년 전에는 내가 재외동포문학의 창에서 아내라는 소설로 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그녀에게 이곳에 글을 내보라고 했었는데 K가 시부분에서 가작을 받았다. 우린 글을 쓴다는 공통점이 있었기에 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하는 관계이다. 때마침 그녀가 나이로비에 상경을 했다. K와 내가 사는 곳이 멀다 보니 둘만의 만남을 처음으로 갖게 된 것이다.


나의 페북친구이기도 한 그녀는 감성이 소녀처럼 밝다. 시골의 하늘과 꽃, 국립공원에서 가까이에 사는 그녀의 집에 찾아오는 코끼리 가족, 현지인들과 함께 예배하고 홍차를 마시는 모습을 페북에서 만나게 되면 자랑스럽고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그녀의 활짝 웃는 모습을 페북에서 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케냐살이를 거의 30년, 나는 17년을 살아가고 있다. 그녀는 케냐에서 네 명의 아이들을 키웠고 나는 세명의 아이들 중에서 두 아이를 키운다. 우린 타인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살아가는 것을 기쁨과 영광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그런 우리지만 어찌 늘 좋고 행복하기만 하겠는가. 누구든지 인생은 고통과 아픔이 있게 마련이다. 그녀의 무거운 마음에 진심으로 평강이 함께 하길, 나는 간절히 응원하며 기도한다.


4월 12일(금), 기도제목

1. 케냐살이 17년 만에 K와 4시간이 넘도록 한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기한 것은 그녀와 함께 있는 내내 시간이 마치 정지가 된 듯이 오롯이 둘만이 어느 공간에 따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K가 나와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이 많이 정리가 되었다니 참으로 감사.

2. 금요채플 시간에 내가 앞에 나가서 학생들과 율동을 했다. 외국인 아줌마의 춤솜씨가 어색한지 자꾸만 학생들이 웃는다. 나와 학생들에게 기쁨의 시간이 되었으니 감사.

3. 내일 있을 한글학교 유아부 특별활동을 위해서 초콜릿쿠키 반죽을 했다.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감사.

4. 밤마다 비가 온다. 케냐의 밭에 심긴 콩과 옥수수, 감자, 고구마와 각종 채소들이 싹을 틔우고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풍성한 열매가 맺을 것이기에 감사.

5. 피곤이 몰려오지만 감사일기를 의지적으로 쓸 수 있어서 이 또한 감사.


초코쿠키 반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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