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ONOLOGU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아름 Nov 07. 2023

시선집중

아름다운 곳에만, 사랑이 있는 곳에만!

15도 이상 온도가 훅 내려갔다. 공기가 바삭바삭, 칼칼하다. 산소탱크가 터진 듯 온 아침 공기가 달큰하게 신선하다. 비가 오면 회색 구름이 끼고, 눈이 오면 보라 구름이 몰려온다. 눈 소식이 있으려나. 아침에 창문을 열어보니 보라색 구름이 두둥실 날 맞이한다. 캐나다에 있을 때 구름을 보는 법을 배웠다. 눈이 워낙에 많이 내리는 곳이니만큼 그들은 구름의 색으로 날씨를 알아차렸다. 처음 그곳에서 보랏빛 쨍한 구름을 보았을 때, 드넓은 대지위에 지는 해 위로 밀려오는 구름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무슨 구름이 저리 보라보라하나… 그들은 말했다. 눈을 몰고 오는 구름이라고.


지금 생각해 보니 그렇게 눈부시게 아름다울 수 있었던 까닭은 찬란한 노을의 노랗고 붉은빛에 푸르스름한 하늘, 거기에 보라구름까지 더했으니 환상적이었겠지…. 시간이 많이도 지났지만 다른 환경에서 그 보람 구름의 느낌을 그대로 떠올릴 수 있다. 오늘은 아침해다. 빛나고 찬란하고 아름답다. 한때는 그런 생각을 했다. 


‘만물이 너무도 아름다워 이 만물을 창조한 하나님은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그러면서 얼마나 나를 사랑하시길래 이 모든 만물을 그냥 느끼고 쓰게 하셨나…’  


세상 모든 것들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살았던 시간들이 그리 오래 전이 아닌데 잊고 있었다. 그렇게 새벽에 눈을 떠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감사하고 기뻐하며, 기분좋게 옷자락을 스치는 바람에도, 푸른 하늘 한 조각, 구름 한 점에도,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에도 감격했던 지난 시간들이 떠올랐다. 섬세하게 빚어진 형상, 촉감, 색감, 철을 따라 변화하는 역동적인 존재의 미... 삶은 감격과 감사, 그리고 사랑으로 언제나 가득차 있었는데 나의 시선은 나를 잡아 끌어내리는 곳에 고정되었었다.  


나의 생각, 나의 시선. 이 모든 것을 내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음에도 나의 생각은… 역시나  마비되었었나 보다. 고개를 돌려 볼 수 있었는데… 어쩌면 그럴 여력조차도 없었는지도 모른다. 무한한 기쁨과 사랑이 솟구치는 아침이다. 무엇에 대한? 존재 자체에 대한, 그리고 존재의 미에 대해서 말이다. 그러니 삶은 아름답다고 나는 늘 말하고 주장한다. 생각을 풀고 나의 시선을 돌려본다. 몸도 풀어야 뻣뻣하지 않듯, 생각을 풀지 않고 지난 몇 해를 보낸 나의 마음이 느껴진다. 스스로 보듬고 위로하며 한 발을 내디뎌본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도 감사와 평화의 마음이 충만하기를 기도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랜 친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