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시작 1년, 고통과의 공존.

by 흔들리는 민들레



제 가슴에
영원히 채워지지 않을
블랙홀이 있는 것 같아요.
사랑에 대한 이런 갈증은
그 누구로도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결국,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구나.
나만이 해야 하는 일이구나.
끝없는 갈증은
나 자신만이 채울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굳건한 사랑이 언제나 곁에서 숨소리를 들려주기를 바라 왔다. 그래서 빈 가슴에 사랑을 넣어 채우고 또 채우려 했다. 결국 그것은 목마른 사람이 바닷물로 갈증을 해결하는 일과 다름이 없었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 빈 가슴은 영원히 채울 수 없으리란 것을..

그게 나란 사람이었다. 철저하게 사랑받지 못했고

그래서 사랑에 굶주린 사람...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게 싫었고 지금도 싫다.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모습과 마주하게 될 때면 속상하고 화가 난다.

끝이 없는 외로움 그리고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과 싸워야 하는 운명을 저주하고 싶을 때, 그런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 괴롭다.

왜 나만 이렇게 괴로워야 하는지 왜 나는 이런 운명인 건지 따져 묻고 싶지만 따져 물을 데도 없다.




예를 들어,
세월호에서 구출되신 분들은
어떨까요?
사고가 나기 전과 똑같이
살아가실 수 있을까요?
아마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겁니다.
그분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나가죠?
고통과 함께 살아나가는
방법을 배워야겠죠.




사랑에 대한 갈증을 안고 그것과 공존해야 한다는 것, 결국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것 그런 내 모습을 볼 때마다 아지만 견뎌내고 있는 중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구나, 나는 그런 운명을 타고났구나 알고 있지만 불시에 찾아오는 아픔과 고통, 외로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온전히 그 순간들을 통과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이다.

결국 나를 이해해야만 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아무도,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으며 온전히 나를 이해할 수 없다. 당연한 일이다.

가슴을 쥐어뜯어도 내 고통이다. 이것은 내 것이다.




처음 오셨을 때보다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많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스스로 굉장히 노력하셨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나는 선생님이 도와주셨기 때문이라고 감사하다고 했다. 선생님은 다시 말했다.

본인은 그저 옆에 있었을 뿐이라고, 이 모든 걸 해낸 건 나라고.



아팠던 날들의 기억들을 글로 옮겨 적으면서 나의 고통만을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삶은 이러저러한 굴곡으로 사람들에게 수많은 고통을 주니까.

그 고통들을 방황하는 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나의 방황, 나의 아픔, 나의 고통, 나의 시련을 드러내고 말하고 싶었다.

나는 굴복하지 않을 거라고. 고통에 정복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거라고..

그런 목소리가 바람에 실려 누군가에게는 가닿기를 바다. 그래서 누군가는 아니, 단 한 명이라도 용기라는 걸 내볼 수 있기를 바랐다.

병원 문을 두드리고 약을 먹고 쓰러지고 울고 좌절했던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곁에 있어준 가족 즉석 떡볶이 집에서 우는 내게 냅킨을 건네준 친구가 고맙다. 그리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하. 앞으로도 수없이 실수하고 넘어질 나의 곁에 계셔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물론 이 글을 읽진 않으시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