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 폐쇄병동
-함박눈 내리는 강변
강화유리창 밖으로
함박눈이 뛰어내리고 있다
발레리나처럼
군무를 추며
현란한 몸짓으로
강물에 뛰어들고 있다
내린 즉시
익사하고 있다
뼈도, 근육도, 살점도 없이
녹는다
기체 같은
나의 발레리나들
추어야 할 춤이 얼마나 더 남았는지
익사해야 할 사랑이 얼마나 더 남았는지
춤은 계속되고
군무가 계속되는 동안
내 몸에서도 뼈가 빠져나간다
살점과 근육도 빠져나가
집단으로 익사한다
노곤하다
노곤한 하루다
(승 한 시집 "그리운 173"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