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는말. 우리는 반드시 선택해야만 합니다.

메이저가 아니라 마이너로 살겠습니다.

by 흔들리는 민들레




보통의 삶


지극히 보통의 삶


저는 언제나 보통이고 싶었습니다. 옷 사이즈도 M, 스테이크도 medium,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할 때면 내가 사고 싶은 것보다 사람들의 상품평이 많은 것을 구입했고, 모처럼만의 외식으로 음식점을 고를 때면 별점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자주 갔던 밀크티 찻집에서는 언제나 얼음을 50%만 채웠습니다. 옷장의 옷들은 대부분이 흰색과 검은색이었고 신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세상은 총천연색인데 나는 여러모로 회색이었습니다.


왜 나는 남들이 하는 선택을 따라 하고, 남들이 가는 곳을 따라갔을까요? 선택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선택하지 않는다면 실패할 일도 생기지 않을 테니까요. 나는 실패하느니 선택하지 않겠다는 무의식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선택하지 않으면 실패하지 않는 것과 동시에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했습니다.


또 선택하지 않으면 어떤 미움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에게 무조건적으로 동의는 것이 나 자신이 마땅히 가져야만 하는 권리 포기하는 것이라는 걸 알지 못했습니다.








모두 네 잘못


모두 네 잘못.


오랜 시간 그렇게 살았고 그것이 맞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이 내 탓을 하고 있었습니다. 자기가 화가 나는 이유는 나 때문이라고 했고, 자기가 불행한 이유도 나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미움받지 않기 위해서,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하지 않았던 선택들이 정반대의 결과를 불러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선택을 한다는 것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선택의 결과가 성공일지 실패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나는 이제 그 책임을 지려고 합니다. 그동안 해왔던 좌절과는 다른 종류의 좌절을 겪어내려 합니다. 노예로서의 좌절이 아니라 주인으로서의 좌절을 살아보려 합니다.








수많은 길들


너는 이분법적.


시시때때로 선택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봅니다.

과거의 나처럼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미움받고 싶지 않아서 선택하지 않으며 말합니다. 자신이 확실한 주관을 가지고 있고 그 주관에 변화를 줄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확실한 주관을 가지는 것과 주관에 고착되어 있는 것은 다르며, 그것이 실패하고 싶지 않고 미움받지 않으려는 마음의 결과라는 것을 외면합니다. 그리고는 선택하려는 내게 말합니다. 너는 너무 이분법적이라고.


삶은 모순적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개인의 행복을 위해 힐링이나 욜로라는 말이 어디에나 부유한다고 해서 굶주림과 폭력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모순적인 삶을 판단할 수 없다고 해서 선택까지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매 순간 선택해야 합니다.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혹, 선택하려는 누군가가 밉다면, 누군가가 선택을 강요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쩌면 그 미움은 선택하지 않는 자기 자신을 향한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나는 메이저가 아니라 마이너를 선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