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희생자도 가해자도 되지 않을 것.

메이저가 아니라 마이너로 살겠습니다.

by 흔들리는 민들레




선택하지 않은 일들


선택하지 않은 일



나는 정서적 학대를 겪으며 자랐다. 무척 가난했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살았다. 문이라고는 출입문이 전부였던 곳, 창문도 없고 화장실도 없는 곳에서 살았다.


큰 이모와 외할머니와 엄마와 나, 네 사람은 한 방에서 냈다. 큰 이모는 늘 알 수 없는 말들을 했는데 어린 내 귀에는 그 말이 외국어처럼 들려서 이모는 외국말을 참 잘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가족들은 이모가 미쳤다고 했지만 나는 이모가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모든 가족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았고 나는 늘 그걸 느끼며 살았다. 그래도 버려지면 안 되니까 말을 잘 들으려고 노력했다. 수많은 미움들은 내가 어른이 된 후에도 계속 지속되었고 너무 슬펐다.

나는 왜 이런 존재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언제나 달고 살았다.










희생자도 가해자도

되지 않을 것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절대 잊지 못할 일을 경험하기도 한다. 고통스러운 기억이나 경험은 너무나 강렬해서 트라우마를 남긴다. 때로 상처는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내가 그곳에서 태어난 것은 나의 의지가 아니었다. 또 내가 그들에게 좋지 못한 존재로 대해진 것 역시 나의 의지가 아니었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배경으로 나라는 사람에 대한 판단이 내려지는 것도 나의 의지가 아니었다. 성인이 되어서까지 엄마는 내가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주기를 바랐지만 그것 역시 내 의지의 범위가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자기가 받은 상처를 누군가에게 똑같이 주고 싶어 한다. 억울하니까. 그러나 어떤 사람은 자기가 너무 고통스러웠으므로 가해자가 되기를 거부한다. 익숙한 방식으로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드는 일은 생소한 방식으로 가해자가 되기를 거부하는 방식보다 훨씬 쉬운 일이다. 많은 사람들은 익숙한 방식을 선택하고 반복한다. 그럼으로써 그 인생은 그 자신 것이 아니라, 그에게 아픔을 준 이들의 것이 된다. 가해자에게 자신의 삶을 바치는 것이다.


나는 생소한 방식을 선택했고 그럼으로써 그들에게 담보 잡혔던 내 인생을 찾아왔다.

여전히 과거의 기억은 때때로 나를 아프게 하지만

나는 생자나 가해자가 아닌 주도자와 창조자가 되기를 선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당신의 삶을

사랑할 수 있는가?



주도자와 창조자의 길은 꽃길이 아니다. 고통이 없고 가벼운 길도 아니다. 외롭고 고독한 길이며 때로는 슬프고 쓸쓸한 길이다. 끊임없는 내적인 질문과 마주해야 하며 종단이나 횡단을 넘어서는 영원의 길이다.


니체는 말했다. 은 원의 형상을 띠며 영원히 반복된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당신의 삶을 받아들일 수 있냐고.

내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살아있고

자신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전혀 자각하지 못한다. 나는 때로 아프고 억울하고 슬프다. 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삶을 받아들이겠느냐고 묻는다면 이제는 니체에게 당당히 대답할 수 있다.

yes!!라고. 는 내 삶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