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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들리는 민들레 Jun 26. 2024

48. 사랑은 길들여짐을 전제한다.

당신과 나의 고통


사랑은 길들여짐을 전제한다.



사랑은 길들여짐을 전제한다.


나는 자발적 아싸다. 그리고 인싸를 경계한다. 더 정확히는 인싸의 포지션을 경계한다. 그래서 어떤 집단에 참석하게 되면 되도록 아싸의 위치에 머물려고 한다. 중심에서는 보이지 않는 본질들이 변두리에서는 보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길들여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것이 때로는 고통이 되기도 한다. 사랑받는 내가 좋아서 그렇지 않은 나는 외면하고 싶어 지기 때문에 길들여짐은 세계가 원하는 나로 살게 만든다. 그렇게 되면 자유의지는 사라진다. 자유의지가 없는 것은 노예이다. 그렇게 사랑은 결국 한 인간을 길들여 노예화한다.


당신은 사랑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조건 없는 것? 변하지 않는 것? 나이와 인종을 초월하는 것? 길들임을 내포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필요이자 조건이다.








자유의지




이기심과 자유의지는 다르다.


자유의지를 지닌 사람은 이 세계에서 자유의지를 지키면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고, 그래서 그것을 더 소중히 여긴다. 자신의 자유의지가 소중한 사람은 타인의 자유의지도 소중히 여긴다. 그러므로 타인의 자유의지에도 관심을 가진다. 나의 자유의지와 너의 자유의지를 훼손하지 않는 방법을 모색하고 조율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이기심은 나의 자유의지만 소중한 마음이다. 너의 자유의지 따위는 알고 싶지도 궁금하지도 않을 때 생긴다. 자유의지는 나의 자유의지와 너의 자유의지가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런 결과를 만들어내지만 이기심은 너의 희생 위에 나의 자유의지를 세우려고 한다.


누군가는 자유의지를 이기심으로 바라본다. 그런 시선의 밑바닥에는 자신의 이기심이 숨어있을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존재의 가벼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이 흔들리는 나의 자유의지를 지키는 쉼 없는 투쟁이다. 세계에는 한 인간에게 요구하는 것, 그 인간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주어지고 요구되는 것들이 있다. 그런 모든 일들로부터 나의 자유의지를 지키면서 살아가는 일은 결코 우아하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삶은 그래서 고통이자 치열한 발버둥이다.



밀란 쿤데라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대해 썼다. 존재의 가벼움을 참을 수 없는 것인지, 존재의 가벼움을 참을 수 없을 만큼 갈망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모든 글에는 세계로부터 끊임없이 저항당하는 고독한 인간이 있다. 인간이 세계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인간에게 저항을 준다. 그래서 그의 글은 자유의지를 갈망하게 만든다.



나의 자유의지가 훼손되지 않기를, 자유의지로서 내 삶의 주인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세상이 말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길들임과 길들여짐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규정짓지 않음이며, 자유의지의 보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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