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작은 사람 두 명.
과일 귀신이에요.
봄엔 상콤한 딸기,
여름엔 시원 찹찹 수박과 단물 철철 백도,
가을엔 아삭아삭 빨간 사과,
겨울에 새콤한 귤 한 박스는 사기가 무섭게 동이 나요.
소고기도 싫대요.
소고기 값만큼 먹는 과일 사 나르느라
어른 사람 어깨가 빠질 것 같아도,
오물오물 꿀떡거리는 작은 입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오늘도 저녁 차려주고
밤바람 맞으며 홍로 사러 가요.
빨간 홍로가,
추운 겨울 신나게 썰매 타다 뛰어들어온
우리 집 작은 사람들 빠알간 볼 같아서
따듯한 손으로 만져주고 싶어요.
어른 남자 사람이 냉장고를 열어보더니,
기함을 해요.
사과 못 먹어 죽은 귀신 붙었녜요.
나는 홍로를 깎다가 째려봐요.
내 손에 칼 있다.
그가 갑자기 잘했다며 말을 더듬어요.
냉장고 가득 든 사과를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요.
사랑하므로 채워요.
사랑하므로 다 내어주고 또 채우고 싶어요.
귀신 붙었대도 어쩔 수 없어요.
사랑은 감출 수가 없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