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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아저씨 Jan 22. 2023

2. 월급이 밀리지 않는 직장

벤처기업에서 이직한 이유

월급이 밀리지 않고 꼬박꼬박 나오는 회사를 꿈꾸었다.

첫 직장이 벤처기업이었는데, 사장님께서 자금회전이 원활하지 않으셨는지

월급이 밀려서 나왔기 때문이다.

50 %를 주고, 나머지 30%, 20% 이런 식으로 나누어 지급되었다.

날짜도 밀리고 하니, 실력 있는 선배들이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능력 있는 사람들은 더 미래가 보이는 IT기업들로 이직을 하였고,

아이러브스쿨 등 많이 생긴 IT 벤처기업의 거품이 빠지면서, 시장에서 자연적으로

정리가 되는 상황이었는데, 아마 나의 첫 직장도 그 희생양이 된 것 같다.


급여지급이 순탄하지 않았지만 신입이었던 나는 어디 갈 때도 없고, 할 일은 있었기에 나와서 일을 했는데

3개월 정도 월급이 안 나오니 생활에 타격이 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열심히 옮길 직장을 알아보다가 제조업 전산실로 이직을 했고,

회사 선택의 큰 이유 중 하나가 월급이 밀리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첫 직장의 사장님은 사채를 빌려서 월급을 줄 정도로, 최선을 다하셨기에 원망하지는 않는다.

사장님과 나의 마지막 대화는 이렇게 마무리된 것으로 회자한다.


"내가 제때 월급을 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 이거 얼마 안 되지만 가져가서 팔아서라도 생활에 보탬이 되길 바라."

"감사합니다. 끝까지 같이 있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괜찮아. 어차피 이제 일도 없고 내가 정리해야지."


일할 때 쓰던 컴퓨터를 가져가라고 하시며, 월급에서 일부 차감하여 정리하였다.

나는 급여를 받지 못했던 여러 직원들의 대표로,  회사에서 일해주고 업체로부터 받을 미수금중에 급여를 최우선으로 지급해 달라는 소송을 노동부에 신청하여 진행을 하였다.

신입사원이었고, 미납급여도 제일 적었는데 왜 내가 대표를 했었는지 다시 생각해 봐도

나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마 제일 젊고 제일 갈급함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을 정리해 본다.

최종에는 1년 정도 후에 정부의 4대 보험과 맞물려 전액은 못 받고 급여의 일부를 받으며 마무리되었다.



두 번째 직장은 지금 없어진 회사인데 말하면 40대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면, 거의 대부분이 알만한 회사였다.

일도 많았고, 덕분에 월급도 밀리지는 않았다.

1년 정도를 일하면서 처음엔 배우는 것도 많았고, 보람도 있었으나, 제조업의 특성상 이윤추구에만 급급했으며, 나 같은 IT분야 종사자는 흐름을 계속 따라가고, 교육을 받아야 했는데, 회사의 지원이 전무했다.


심지어 내가 어디 교육을 하루 받으러 가면 눈치를 주거나, 퇴근 후 저녁에 내 자비로 교육을 받는 일이 생기기 시작해서 조만간 회사를 옮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옮기게 된다면  네트워크 관련으로 생각을 하고 있어서, 한창 유행이던 CISCO사의 CCNA, CCDP 등을 준비하고 있었다.


프로그램을 짜는 일은 3D에 가깝고, 계속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네트워크는 친한 친구가 하고 있었는데 매력적으로 보였고, 향후에도 더 발전할 것 같았다.


cisco 자격증 종류와 인증 수준











그러나, 인생은 모두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1편에도 썼듯이 어머니께서 편찮으셨고, 고향의 대학에서 채용 공고가 떠서 지원하였고, 최종합격까지 하게 되었다.

그래도 네트워크 공부를 하면서 원서를 본 것이 전형에도 도움이 되었으니,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면 도움이 된다는 교훈도 얻었다.


프로그램을 짜는 것은 그만하고 싶었지만, 계속하게 되었고, 향후에도 5년을 더 하게 된다.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써먹어야 되겠지 하며 또 월화수목금금금과 야근을 밥 먹듯 하게 되었다.




그래도 너무 좋은 것은 고향에서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집밥을 먹는다는 것과

월급이 밀리지 않고 계속 나온다는 것에 감사하며 또 하루하루를 버티며 지내게 된다.

그 하루하루가 쌓여 20년이 되었다.



당신의 하루가 온통 기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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