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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진 Sep 02. 2020

안심습지를 거닐며

숲이 내게 말을 거네
이제 좀 천천히 걸어도 된다고

돌계단이 내게 말을 거네
이제 좀 천천히 올라도 된다고

큰거미가 내게 말을 거네
이제 좀 천천히 엮어가도 된다고

너무 먼길을 돌아온 것 같네
어차피 머물 곳이 여기였는데
늘 곁에 두고도

뭐가 그리 조급했을까
뭐가 그리 불안했을까

편안한 삶은
늘 내곁에 있었었네
돌아올 나를
담담히 기다려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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