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안심습지를 거닐며

by 윤아진

숲이 내게 말을 거네
이제 좀 천천히 걸어도 된다고

돌계단이 내게 말을 거네
이제 좀 천천히 올라도 된다고

큰거미가 내게 말을 거네
이제 좀 천천히 엮어가도 된다고

너무 먼길을 돌아온 것 같네
어차피 머물 곳이 여기였는데
늘 곁에 두고도

뭐가 그리 조급했을까
뭐가 그리 불안했을까

편안한 삶은
늘 내곁에 있었었네
돌아올 나를
담담히 기다려주며.

CYMERA_20200901_131434.jpg
CYMERA_20200901_131632.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쾌락&희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