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 28
나 늙어서 내가 찾던 사랑이 온다면
낮은 산아래
통나무집에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나보다 이성적인 사람이면 더 좋겠지
책을 나누어서 읽고
서로에게 얘기 해줘도 좋겠다..
흐린 날에는
은은한 클래식이면 좋겠지
커피향과 함께 어울어져
어깨를 기대면
그때는 더 깊어진 삶을 느끼겠지
극장에 갔을 때
'예쁜 모습이다!'
젊은 친구들이 우릴보고
그렇게 느꼈음 좋겠다..
때론 좋아하는 배우 때문에
질투어린 작은 싸움도 재미있겠다..
텃밭을 가꾸며
싹 틔우는 고추열매
상추와 쑥갓..
땅 뚫고 나오는 모습
신기한 듯 바라보며
아이처럼 마주보며 웃고싶어
한 여름 나무 평상에 앉아
풋고추와 상추
호박잎 찐 것과 된장
찬물 한 대접 밥 한 그릇
그렇게 소박한 밥상 마주하고 싶어
낙엽 쌓인 위에
함께 누워 하늘을 보고 싶어
맑은 하늘을 바라볼 땐
젊을 적 생각하며
눈물을 지을지도 모르겠어
그러다 슬며시..
그 가슴 만지며
내가 얼만큼 그 속에 있는지
아이마냥 물어보고싶어
그때는 어떤 대답을 할까...
내 삶의 셀 수 없는 흔적들
짜 맞추려 아무리 애를 써도
맞춰지지 않았던 것들..
그때는 세월의 때가 묻어
더 반질해진 모습으로
자연스레 맞춰질테지
흐트러져 있을 때가 더 많았던
책상의 모습이
내 모습이기도 했던 내 삶...
그때는 다듬어져 채워진 글로
잘 드러내고 싶어
매일 일기쓰듯 그렇게
시를 쓰고 싶어
그때는
글을 쓰며
자꾸 피식 웃을거야
내가 쓴 글 읽으며
미소짓는 모습 보고싶어
아님..
아직도 이것밖에 못쓰냐고
핀잔을 줘도 좋아
그것도 행복할 것 같아
노을진 길을
어깨동무하고 걷는 길이
계절이 그려내는 풍경화보다 더 멋지게
더 아름다운 동행으로 그려졌음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