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어느 날, 수첩 속 메모
스물 다섯이었을 때의 나를 위한 기도
아침에 눈 떴을 때
오늘의 일들에
생기를 느끼고
출근하는 발걸음에
삶의 의무감을
불어 넣으며
살아가는 맛에 빠져들며
구미가 당기는 삶을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가끔씩은
솟구치는 눈물을
희망으로 받아내리라
다짐해봅니다
가끔씩은
내 삶의 조화를 위해
어둔 색도 필요하다고
지친 나를 일으킵니다
화려한 삶은
결코
꿈꾸지 않습니다
다만
아름답게 살고 싶습니다.
1993년 어느 날 by 윤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