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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진 Jan 22. 2022

목적지를 망각한 변절지식인들

처음에는

늘푸른 정의 휘감고

정상을 향한 오름 시작했을 테지만

처음에는

살펴보고 통찰하며

걸음걸음 조심스럽게 디뎌갔을 테지만


숲이 깊어져가고

그 명성 드높아 갈 때

그 향기에 점점 도취해

그 달콤함에 길들여져

성찰의 채찍,

멀리멀리 던지고 말았네

이미 정의도 다른 색으로 갈아입었네


조심스럽던 디딤이 이젠,

비뚤어진 기교담아

마음대로 활개치네


잘 무르익은 기교라면

그 얼굴, 그 자태에

단단한 존경

묻어날 테지만

그저그런

때묻은 얼굴들끼리

자기만족에 취해 있네


온갖 말로만 떠들 뿐

엄중한 자세는

이미 없네


어설픈 자기오만에

중독된 낯은

심술과 비열한 아집으로

채워졌네


고매한 먹물의 오묘함


잘 쓰면

품격을 더 하지만

잘못 쓰면

자아를 까맣게 물들일 수 있다는 것


먹물 뒤집어 쓴 그들은 이제,

푸른 정의는 모른다

새까매진 그들만의 잔치에

그들만의 고매함으로 취해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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