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아진 Jan 22. 2022

목적지를 망각한 변절지식인들

처음에는

늘푸른 정의 휘감고

정상을 향한 오름 시작했을 테지만

처음에는

살펴보고 통찰하며

걸음걸음 조심스럽게 디뎌갔을 테지만


숲이 깊어져가고

그 명성 드높아 갈 때

그 향기에 점점 도취해

그 달콤함에 길들여져

성찰의 채찍,

멀리멀리 던지고 말았네

이미 정의도 다른 색으로 갈아입었네


조심스럽던 디딤이 이젠,

비뚤어진 기교담아

마음대로 활개치네


잘 무르익은 기교라면

그 얼굴, 그 자태에

단단한 존경

묻어날 테지만

그저그런

때묻은 얼굴들끼리

자기만족에 취해 있네


온갖 말로만 떠들 뿐

엄중한 자세는

이미 없네


어설픈 자기오만에

중독된 낯은

심술과 비열한 아집으로

채워졌네


고매한 먹물의 오묘함


잘 쓰면

품격을 더 하지만

잘못 쓰면

자아를 까맣게 물들일 수 있다는 것


먹물 뒤집어 쓴 그들은 이제,

푸른 정의는 모른다

새까매진 그들만의 잔치에

그들만의 고매함으로 취해있기에.

작가의 이전글 클레임 전담 선생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