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는 낙인의 위험성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이 말은 때로 자기이해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자기불신을 정당화하는 문장일지도 모른다.
나는 왜 나를 믿지 못할까.
왜 나는 나를 설명할 때, 늘 결핍과 한계부터 떠올릴까.
1. 아들러의 열등감 구조: 성장의 시작이자 상처의 기억
아들러는 말한다.
“열등감은 인간을 성장시키는 힘이다.”
모든 사람은 어린 시절, 신체적 약점, 부모의 비교 ,실패 경험을 통해 자신이 부족하다는 감각을 갖게 된다.
이 감각은 때로 성장의 동기가 되지만,
극복되지 못하면 열등 콤플렉스로 굳어져
자기불신의 뿌리가 된다.
예를 들어,
어릴 적 발표 시간마다 말을 더듬던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친구들의 웃음과 선생님의 한숨을 반복해서 경험하며
“나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이 믿음은 자라서도 남는다.
회의 자리에서 말이 막히면, 그는 다시 어린 시절의 자신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속으로 중얼거린다.
“역시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2. 규정된 페르소나: 나는 내가 만든 가면을 믿는다
융은 말한다.
“페르소나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면이다.”
우리는 반복된 경험과 타인의 반응 속에서
‘이게 나야’라는 가면을 만든다.
“나는 조용한 사람이야”
“나는 책임감이 없어”
“나는 감정 기복이 심해”
이런 말들은 자기이해가 아니라, 자기규정이다.
문제는 이 페르소나가 과거의 열등감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가면을 벗기보다,
그 안에 스스로를 가둔다.
3. 신경학적 특성과 자기불신의 연결
ADHD 성향의 뇌는 도파민 시스템의 불균형, 감정 조절의 어려움, 실행 기능의 약화로 인해 실수와 실패의 경험이 반복되기 쉽다.
이 반복은 뇌에 ‘나는 실패하는 사람’이라는 회로를 만든다.
그리고 그 회로는 자기불신을 강화하는 자동 사고로 이어진다.
즉,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는
뇌의 생리적 패턴과 감정의 기억이 만든 문장이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말은,
사실 “나는 더 이상 시도하지 않겠어”라는 말일지도 모른다.
이제 그녀는 그 문장을 멈추고, 이렇게 말해보려 한다.
“나는 그런 경험을 했던 사람이야.
하지만 나는 그 경험으로만 설명되지 않아.”
자기불신은 열등감에서 시작되지만,
자기이해는 그 열등감을 다시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