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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비 Apr 03. 2022

나는 아직도 이웃집 토토로에 열광한다.


잔뜩 실은 짐들과 함께 사츠키 가족은 시골 낡은 2층 집으로 이사를 온다.

짐을 옮기는 아빠는 묻는다.

"어떠니? 마음에 드니?"

사츠키와 매이는 한 목소리로 외친다.

"멋져요!!"

새로 이사 온 집 앞에는 굉장히 큰 나무가 보인다.

"이 나무좀 봐요~!"

"녹 나무야~"

신나게 새로운 집을 탐색한다. 자물쇠를 열자 무언가 삭~ 사라진다.

사즈키와 매이는 센척하며

" 아~~~!!!!!"

아빠가 얘기하신다.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에 들어오면 동그리 검댕 먼지가 나오거든."

사츠키가 학교를 간 사이 매이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숲에서 놀다 토토로 미니미 형체를 따라 녹 나무 안쪽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다.

통로를 따라 미끄러진 매이.

그곳에서 잠을 자고 있는 토토로를 발견하다.

"넌 누구니? 동그리 검댕 먼지?"

토토로의 외마디 외침

" 크하하하~~~"

신기한 듯 매이는 얘기 해본다.

"너 토토로란 녀석 맞아?"

토토로와 좋은 시간을 갖으며 잠이 들게 된 매이.

학교를 돌아온 언니가 숲 속 한가운데 자고 있는 매이를 발견하고 데려간다.

매이는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토토로를 만났다고.  사츠키는 동생처럼 토토로를 만나길 바래본다.

해가지고 돌아와야 할 아빠가 돌아오지 않는다. 사츠키는 매이와 아빠를 마중하러

버스 정류장에 나간다.

하품을 하며 졸려운 기색이 보이는 매이. 매이를 등에 업고 있는 사츠키 옆으로 갑자기  나뭇잎 모자를 쓴 토토로가 선다.

사츠키는 검은색 아빠 우산을 건넨다.

그렇게 사츠키, 매이의 토토로와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네모난 잎에 풀 껍질로  묶어놓은 꾸러미를 건네고 고양이 버스를 타고 사라지는 토토로.

사츠키와 매이는 꾸러미를 열어본다. 꾸러미 속에 들어 있는 나무 열매들.

집 앞마당에 심어놨다. 어느 날 밤. 토토로와 미니미 토토로 식구들이 와서 새싹을 틔우기 위한

나름의 의식을 시작한다.

통통통 튕겨가며 주위를 돌기 시작하자 새싹이 나오고 큰 나무가 되어간다.

큰 나무를 만든 기적을 보여준 후 토토로를 타고 마을을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어느 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엄마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는다.

사츠키가 아빠와 통화하고 서로가 상처받는 사이 매이가 없어진다.

마을 사람들과 매이를 찾아보지만 옥수수 하나를 들고 없어진 매이가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

사츠키는 토토로에게 부탁한다.

"매이를 찾아줘"

토토로의 크나큰 숨소리와 함께 저 멀리서 달려오는 고양이 버스.

조심스럽게 고양이 버스를 타본다. 폭신하다. 즐겁다. 안심된다.

사츠키는 고양이 버스를 타고 날아간다.

논밭을 가로지르는 고양이 버스. 앞 라이터를 켜며 숲을 지날 땐 나무들이 비켜준다.

"매이~~~!" 언니의 소리에 매이는 먼길을 헤매느냐고 초라해진 몸을 일으키며

"언니~!" 하며 소리친다.

저 멀리 전깃줄을 타고 달려오는 고양이 버스.

안심하며 사츠키와 매이는 고양이 버스를 타고 엄마가 있는 병원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를 있는 아빠와 엄마.

고양이 버스와 사츠키, 매이는 안심 하며 그런 부모님을 지켜본다.




벌써 20년이나 지난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이웃집 토토로를 처음 보았을 때 전형적인 시골의 풍성함과 정이 느껴졌고

토토로에게 마음을 기대고 싶었다.

탈 수만 있다면 고양이 버스를 타고 어디든 멀리 가보고 싶었다.

무심한 듯 건네주는 풀잎에 쌓인 씨앗들.

토토로가 주는 최고의 선물.  결국 토토로는 사츠키와 매이에게 친구임을 증명했고

친해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토토로와 아이들의 접점을 찾았다.

쑥쑥 자라는 나무들. 함께 땀 흘리며 지켜보는 과정에서 기쁨을 느꼈다.

기분도 좋은데 토토로를 타고 하늘을 날아보자.

녹 나무 한가운데 제일 높은 곳에서 마을을 지켜봐 보자.

통통 튀는 토토로와 친구들.

그날 서로의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엄마가 아프다는 소식에도 절친인 토토로는 기꺼이 함께해준다.

갑자기 없어져버린 매이를 찾아달라는 부탁에 온 힘을 다하는 토토로.

고양이 버스를 빌려주었다.

저 멀리 다리가 12개인 고양이 버스가 달려온다.

양쪽에 생쥐 친구들로 만든 앞 라이터를 달고 폭신한 자태를 뽐내며 매이에게 달려온다.

탐난다. 고양이 버스. 내 생에  다리가 12개 달린 기동력 최고인 버스는 본 적이 없다.

달릴 때마다 머리카락이 휘날릴 정도니 시속 100킬로는 넘는 것 같다.

고양이 버스의 내부는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만든 것처럼 안락하고 폭신해 보인다.

사츠키와 매이가 저 하늘을 날아 어디든 가기에 정말 충분해 보인다.

잠시 토토로에게 우산을 빌려주고 고양이 버스를 타고 여행하는 꿈을 꾼다.

토토로의 배 위에서 낮잠을 청하고 배고프면 도토리 열매를 먹으면서

고양이 버스 내비게이션을 켜고 하늘을 날아간다.

우리가 날아갔던 장소에는 바람만 불뿐.

아무도 우리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

대부분의 성인들은 큼지막한 옷만 입을 뿐이지 사실은 어린아이 같다.

가끔은 토토로 같이 절대적인 존재가 내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떠나고 싶을 때 직접 운전하는 바퀴 달린 자동차가 아닌

내 마음을 금세 읽어주고  비밀리에 움직일 수 있는 고양이 버스 같은 운송 수단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꿈을 꾸는 건 순수하고 당연한 듯 보이나.

다 큰 어른들이 꿈을 꾸는 건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현실적인 말들.

사실은 토토로와 친해지고 싶고 고양이 버스를 타고 싶다고. 터놓지 못할 때가 많다.

이웃집 토토로는 나에게 그런 의미 같다.

지칠 때 살짝 꺼내볼 수 있는 어른이들의 감성 애니메이션.

오늘도 다시 여행을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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