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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장프로젝트 Jun 19. 2020

저스트 텐미닛, 아침 샤워시간

물 절약하기

환경을 생각하는 일은 거창하고 대단하지 않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 일회용 컵 안 쓰기, 음식물 쓰레기 안 남기기, 전등 끄기처럼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새 습관이 된다. 

<맘앤앙팡> 편집부 기자들은 매달 주제를 정해 환경을 위한 #당장챌린지를 실천하기로 했다. 이번 챌린지는 '샤워시간 줄이기'다. 기자들의 생생한 후기는 매주 연재될 예정이다.


샤워하는 것을 좋아한다선선한 아침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이불을 덮은 것처럼 행복하다포근한 이불 속에서 한없이 뒹굴 수 있는 것처럼 나의 샤워 시간도 무제한으로 이어졌다샤워시간이 길어질수록 지각할 확률은 높아지고피부는 건조해지고물은 펑펑 낭비되고 있었다.


수도꼭지를 틀어놓으면 1분 동안 12~20L가 나온다고 한다우간다에서는 오늘날에도 물을 얻기 위해 무거운 제리캔 물통을 옮긴다. 내가 1분 동안 쓰는 물을 위해 그들은 1시간 30분 이상 걷는다. 또 물은 전기세가스비와 달리 '상하수도즉 물을 버리는 비용도 함께 지불한다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동시에 오염된 물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하루에 5분 만이라도 샤워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노래 4곡의 미학
평균 30분 이상 샤워했던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결심했다. 그렇다면 시간을 어떻게 확인하면 좋을까? 방수 시계나 모래시계를 하나 장만해야 되나 고민에 빠졌다생각해보니 물 아끼기 챌린지를 하면서 새로운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모순적이었다최소한의 전력만 사용해도 되는 음악을 활용하기로 했다음악 한 곡에 3~4분이니 노래 4곡 안에 샤워를 끝내 15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음악 끝! 샤워 끝! 
소나기처럼 뿜어내리는 물을 가만히 맞고 있던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니 15분은 샤워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음악이 바뀔 때마다 양치질세수샴푸를 하고 마지막 곡이 시작하면 샤워 끝낼 준비를 했다따뜻한 물을 좀 더 맞고 싶은 날에는 린스를 포기하거나 속도를 높여 시간을 맞췄다. 요즘 우리집 욕실은 음악 종료와 동시에 수도꼭지도 굳게 잠긴다.

아무 노래나 일단 틀어봐
샤워하기 전 듣고 싶은 노래 4곡을 골랐다. 그러다 하루는 차트에 있는 낯선 곡들을 들어보기로 했다. 한참 씻다 보니 지금 노래가 몇 번째인지 알 수 없었다. 한번 곡을 놓치고 나니 오늘의 챌린지는 포기하게 되었다. 새로운 습관이 자리 잡는 데는 작은 포인트들이 중요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매일 아침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니 더없이 즐겁다. 아침 저녁으로 물을 낭비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사라지니 더 행복하고.




 위현아 기자
사진 <맘앤앙팡> 201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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