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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장프로젝트 Jul 13. 2020

휴대용 투약병도 친환경이 되나요?

[당장만나] 이크eeeek

아이가 아픈 것만으로도 마음의 짐을 얻는 부모는 처방받은 약을 제시간에 먹이는 숙제까지 받는다. 최소 3일 길게는 1주일 이상 약을 먹을 때마다 적정량을 계량하는 건 또 얼마나 번거로운지. 약국에서 일회용 투약병을 사서 쓰는 동안에도 만감이 교차한다. 약을 계량해서 먹인 다음 물에 헹궈서 몇 번 더 쓰지만 과연 깨끗하게 씻긴 건지 의심이 간다. 한두 번 쓰고 버리면서는 ‘결국 또 플라스틱 쓰레기를 버리고 말았다’는 자책을 한다. 아픈 아이를 챙겨야 할 때면 위생적이고 친환경적인 휴대용 투약병에 대해 생각하는 이유다.  


재사용 가능한 실리콘 투약병

이크eeeek


지난 6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 혜성같이 등장한 아이템이 있다. 실리콘 얼음틀, 텀블러 등을 선보였던 ‘이크eeeek’에서 재사용 가능한 휴대용 투약병을 선보인 것. 약 한 달간 4167명이 펀딩 했고, 펀딩 모금 목표의 8000%를 넘어섰다. 맘카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포털사이트에 ‘실리콘 투약병’을 입력하면 ‘#내돈내산’ 태그를 단 사용기가 줄줄이 검색된다. 처음에는 휴대용 투약병의 인기가 의아했다. 매일 쓰는 물건이 아닌데 이토록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약국에서 개당 100~200원에 구입해 쓰는 일회용 투약병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걸까. 질문이 꼬리를 물수록 이유는 명확해졌다.

재사용 가능한 휴대용 투약병은 1주일 기준 하루 3개, 총 21개의 일회용 투약병을 대신할 수 있다. 일자 구조의 투약병은 세척이 편리한 데다, 약을 덜어 넣기에도 편리하다. 2단 결합 구조 덕분에 아이가 잡고 물거나 솝으로 잡아도 뚜껑이 빠지거나 약이 흐르지 않는다. 인체에 무해한 실리콘 소재로 만들어져 깨물거나 입안에 부딪쳐도 안심이다. -40℃ ~ 250℃ 까지 견딜 수 있어 열탕 소독해 세균이나 잔여 이물질을 완벽히 없애고 재사용할 수 있다. 크레파스 모양 몸체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양의 뚜껑까지 얹었다. 실리콘 투약병 20cc 30X30X111mm 3개 1만 2천 원. 이크 www.eeeek.co.kr


제품의 수명과 기능성을 고려해 소재를 선택하고 디자인해요 - 이광택 이크eeeek 대표 인터뷰 Q&A  

Q 재사용 가능한 휴대용 투약병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아이들이 아프면 일회용 투약병에 약을 덜어서 먹이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도 챙겨서 보내잖아요. 그런데 휴대용 투약병을 재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고요. ‘250 디자인’이라는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요. 다양한 동물 모양 얼음을 얼릴 수 있는 스토리 몰드, 친환경 빨대, 텀블러 등 제품을 생산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바로 제작에 착수했어요.


Q 실리콘 소재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제품의 안전성, 제품 라인의 확장성, 국내 제조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소재가 실리콘이었어요. 실리콘은 인체에 무해하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열에 강해서 끓는 물에 소독해서 쓸 수 있으니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죠. 아이가 쓰는 물건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에요. 특히 저희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된 플래티넘 실리콘으로 국내 생산하고 있습니다. 휴대용 투약병 역시 미국 FDA, 독일 FLGB 인증을 받은 실리콘 빨대와 같은 소재로 만들고 있어요.


Q 휴대용 투약병을 만들면서 특히 공들인 부분이 있을까?

정확한 용량에 맞춰 1cc 단위로 눈금을 표시했어요. 아이 체중에 따라 처방되는 약의 용량이 다르기 때문에 적정량을 맞추기 위해서 투약병을 사용하는 거잖아요. 시판 투약병에도 눈금이 표기되어 있어요. 그래서 구해서 테스트를 해봤죠. 안타깝게도 같은 양의 약을 넣었는데도 다르게 나오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대부분 소비자는 약국에서 구매하니까 정확할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사실은 약국에서도 사다가 파는 건데요.

Q 사용자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가 다양한 형태로 사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약 먹을 때뿐 아니라 이유식이나 간식을 먹을 때 쓴다거나, 요즘 같은 때는 손소독제를 덜어서 가지고 다닌다거나. 미술놀이에 활용할 수도 있겠네요. 여행 갈 때 화장품이나 샴푸 같은 걸 덜어서 가져가는 데 써도 좋고요. 캠핑 갈 때 소스를 덜어가지고 다녀도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있었어요. 김치나 카레는 색이 베일 수 있지만 뚜껑을 닫으면 내용물이 흐르지 않고, 또 열탕 소독을 해서 재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Q 빨대, 텀블러 등 재사용 가능한 제품 라인업을 주로 소개하고 있는데,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

상해국제유아교육전에 출전했을 때인데요. 유난히 분리수거 교육을 소재로 한 제품들이 많이 나왔더라고요. 알고 봤더니 중국 정부가 분리수거 도입을 고려하는 시점이었어요. 상하이가 시범도시가 되어서 분리수거를 시작했다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개념이었는데 말이죠.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쓰레기 문제가 큰 이슈가 될 거라는 걸 직감했어요.


Q 제품 개발부터 판매 과정에서 환경을 고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제품의 수명과 기능성을 고려해서 소재를 선택해요. 기본적으로는 한번 쓰고 버리는 제품이 아닌 재사용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고요. 포장도 될 수 있으면 환경에 부담을 덜 주는 소재를 쓰려고 해요. 환경을 고려한다고 무조건 종이 포장을 하면 제품이 손상될 수도 있거든요. 종이 포장을 포기하는 대신 분리수거가 편리하도록 포장재 자체에 최소한의 인쇄만 하고 라벨지 부착은 최소화합니다.


맘앤앙팡이 운영 중인 당장 프로젝트는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행동들을 알린다. 환경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좋은 습관 형성을 돕는 아이템을 찾아 그 물건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재한다.

'이크eeeek'는 텀블벅뿐만 아니라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서울국제유아교육전,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베트남국제유아교육전, 상해국제유아교육전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비자를 만난다. 덴마크,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키즈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디자인 아이템을 선보이며,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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