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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장 프로젝트 Jul 20. 2020

1년에 1400개, 이제 그만 버릴게요

[당장챌린지] 굿바이 화장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할 행동들은 족히 수 백가지는 된다. 다만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자꾸만 잊어버리고 아예 실행을 하지 못하는 것들이 수두룩했을 뿐. #제로웨이스트, #플라스틱프리, #리사이클 #에코프렌들리 등 수많은 갈래 중 당장 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 당장챌린지를 시작하고부터 오히려 혼란스러워졌다.

당장챌린지는 환경을 위한 행동 한 가지를 정해서 실천하고 습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기록한다. 배달음식 주문하지 않기, 배송 없는 한 달 살기. 샤워시간 줄이기, 일회용 비닐봉투 쓰지 않기, 페트병 반으로 줄이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지구를 구하는 새 습관을 만드는 중이다. 

매일 쓰지만 없어도 살 수 있는 물건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드는 하루 일과 중에 반복적으로 쓰는 물건 중 딱 한 가지만 내보내기로 마음먹었다. 매일 만들어내는 쓰레기 한 가지를 퇴출시키기 위함이다. 당장챌린지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을 습관으로 만드는 거니까. 매일 쓰지만 없어도 살 수 있는 물건, 무엇이 있을까? 화장지나 물티슈는 사용량을 줄일 수는 있어도 아예 안 쓰는 건 어렵다. 일회용 비닐봉투는 에코백이나 파우치로 대체하고 있으니 후보에서 제외했다. 

잡았다 요놈! 굿바이 화장솜


쓰레기통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메마른 화장솜이 눈에 띄었다. 아침 세안 후 토너를 덜어서 얼굴을 슥슥 닦아내고 버린 것이었다. 잡았다 요놈! 하루에 한 개도 아니고 몇 개씩 만들어내는 쓰레기. 화장솜은 메이크업을 지우느라 2~3개씩 쓰고, 토너를 묻혀서 피부결을 정리한다고 또 쓰고 버린다. 하루에 3~4개는 족히 쓰니, 대충 계산해봐도 1년에 1400개가 넘는 화장솜을 버리고 있었다. 대용량 화장솜을 쟁이고 떨어지면 사러 가기 귀찮다고 투덜댈 줄만 알았지, 왜 화장솜 없이 살 생각은 못했던 걸까.


화장솜 대신 60초 세안법

한 번 쓰고 버리는 화장솜 대신 면 패드나 거즈로 대체할까 잠시 고민도 했었다. 화장솜 없이 메이크업 잔여물과 자외선 차단제를 완벽하게 닦아낼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화장솜 퇴출을 결심했으니 일단 도전했다. 

60초 세안법은 간단하다. 화장솜 대신 손바닥에 클렌징워터를 덜어낸다. 얼굴 전체에 묻힌 다음 손가락 끝으로 60초 동안 구석구석 문지른다. 얼굴 곳곳을 마사지하듯 문지른 다음 깨끗한 물로 헹궈낸다. 아무리 신경 써도 메이크업 잔여물이 남던 눈가나 입술의 색조 메이크업도 깨끗하게 닦인다. 그 다음 비누거품으로 2차 세안을 한다. 비누거품을 얼굴에 올리고 구석구석 문지른다. 또 다시 60초. 구석구석을 문지르다 보면 풍성했던 비누거품이 거의 사라지는데, 이때 물로 충분히 헹궈주면 된다. 

집중해서 얼굴을 닦는 시간은 총 2분, 피부를 너무 자극하는 것 아니냐고? 클렌징워터나 비누거품이 있기 때문에 화장솜을 쓸 때보다 피부 자극이 훨씬 적었다. 오히려 피부가 편안해지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화장솜에 토너를 묻혀 싹싹 닦아내던 '닦토'보다 토너를 얼굴에 촤라라착착 두들겨 흡수시키는 '흡토' 했을 때 보다 말이다. 노폐물과 각질을 깨끗이 닦아줄 거라고 생각했던 화장솜을 하루에 몇 개씩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피부에 무슨 짓을 했는지 후회할 정도다.


조금씩 천천히 삶을 바꾸고 지구도 구해요 

당장챌린지의 목적은 생활 속 작은 행동 변화를 통해 지구 환경에 입히는 나쁜 영향을 줄여가는 것이다. 무의식적인 행동 즉 습관의 변화를 이끌어내어 장기적으로는 지구에 해를 주지 않는 것이다. 솔직히 챌린지를 정할 때마다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때로는 보고 싶지 않은 부분을 마주하는 순간이 불편하다. 하지만 막상 당장챌린지를 실행하고, 한 달쯤 지나서 습관이 자리 잡을 무렵이면 기분이 좋아진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행동하는 꽤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소소한 행동이 환경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겠어? 무심한 의문은 파괴된 환경으로부터 위협받는 오늘을 만들어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당장 행하는 작지만 옳은 실천은 먼 훗날 나와 지구를 구하는 멋진 선택이라고 믿는다.


사진 맘앤앙팡DB

 한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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