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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장프로젝트 Jul 29. 2020

양치컵 왜 사용 안 하세요?

양치컵 사용하기 한 달 도전기

어렸을 때는 분명 양치컵을 사용했는데, 어느 순간 양치컵이 내 생활에서 사라졌다. 회사 화장실에서 주변을 둘러보아도 양치컵을 사용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양치컵을 사용하는 게 얼마나 귀찮고 번거롭길래 우리는 변해버린 걸까?


대한민국은 물 부족 국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라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다. 물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수도꼭지를 반드시 잠그고 양치컵을 사용하라고 배웠다. 칫솔 치약 세트를 사면 양치컵이 들어 있어서 당연하게 양치컵을 사용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양치컵 대신 물을 틀어놓고 입을 헹구기 시작했다. 집 욕실에서도 양치컵이 사라지면서, 이제는 양치컵을 쓰면 물때가 생길 것 같고 비위생적으로 느껴졌다. 양치컵을 쓴다고 얼마나 물을 아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마음속 물음표를 지우지 못한 채 사무실에서 한 달 동안 양치컵 사용하기 챌린지를 시작했다. 




<당장 챌린지 보고서>


없다 있으니까, 양치컵 

집이 아닌 사무실에서 챌린지에 도전했다. 양치질할 때마다 양치컵을 가져가야 하는데 자꾸만 깜빡해 며칠 동안 계단을 오르내렸다. (에디터가 다니는 회사는 '현대인은 몸을 움직여야 한다'라는 철학을 지닌 건축가가 지었다.) 화장실까지 힘들게 양치컵을 가져와도 문제가 있었다. 양치컵을 옆에 고스란히 모셔두고 나는 이미 손에 물을 받아 열심히 입을 헹구고 있었다. 몇 번의 좌절을 겪은 후에야 양치컵을 쓰는데 익숙해졌다. 챌린지 두 달째인 요즘도 가끔 손으로 여러 번 헹구고 나서야 양치컵을 다급히 찾는다.  


3초의 미학  

'양치컵을 쓴다고 얼마나 물을 아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은 3초 만에 완전히 풀렸다. 물을 틀자마자 1, 2, 3초 만에 컵에 물이 가득 채워졌다. 수도꼭지를 틀어놓으면 1분당 12~20L의 물이 나온다고 한다. 손에 물을 받아 입을 헹구면 아무리 빨라도 1분은 걸린다. 중간중간 수도꼭지를 잠그기도 어렵고, 나는 입을 천천히 헹구는 편이라 양치질하면서 얼마나 많은 물을 낭비했을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양치컵 사용하기는 물을 아낄 수 있는 가장 쉽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나를 위한 습관

사실 양치컵 사용하기의 가장 큰 수혜자는 '지구'가 아닌 '나'였다. 펑펑 쏟아지는 물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쫓기듯 입을 헹구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티타임을 즐기듯 손에 양치컵을 쥐고 천천히 오랜 시간 입을 헹군다. 양치컵에 두 번 물을 받아 입을 헹구고 남은 물로 칫솔과 입가를 닦는다. 사무실에서 물을 먹는 머그컵을 양치컵으로 함께 사용했더니 점심 시간마다 컵을 설거지하는 효과는 덤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일은 거창하고 대단하지 않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 일회용 컵 안 쓰기, 음식물 쓰레기 안 남기기, 전등 끄기처럼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새 습관이 된다. 
<맘앤앙팡> 기자들은 매달 주제를 정해 환경을 위한 #당장챌린지를 실천하기로 했다. ‘배달음식 시키지 않기’ ‘일회용 비닐 안 쓰기’ ‘배송 없는 한 달 살기’ ‘페트병, 반으로 줄이기’ 등 각자 자신이 지킬 수 있는 목표를 정하고 도전한다. 성공의 뿌듯함을 담은 혹은 실패 후의 반성과 깨달음을 담은 기자들의 생생한 후기는 계속된다.




 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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