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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장프로젝트 Sep 07. 2020

화장품 몇 가지나 쓰나요?

스킵케어, 제로웨이스트로 가는 길

피부 트러블을 마스크 탓으로 돌리고 있는 요즘, 불필요한 단계는 과감히 생략하는 스킵케어가 트렌드라는 걸 알게 됐다. 솔루션 제품을 이것저것 바르는 게 미덕인 줄 알았더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흔히 말하는 ‘화장품 다이어트’로 피부의 건강을 되찾으려는 시도가 #플라스틱프리 #제로웨이스트의 시각으로 다시 보였다. 


화장품 공병, 결국은 플라스틱 쓰레기 

만성적인 땅김을 유발하는 수분 부족, 더위와 함께 찾아오는 유분 폭발, 가릴수록 도드라지는 각질 케어, 감출 수 없는 블랙홀 모공관리, 나이 먹을수록 눈에 띄는 잔주름, 마스크로 자극받아 올라오는 트러블… 때때로 가지가지 이유로 피부에 문제가 생긴다. 그럴 때마다 좋다는 제품을 찾아다니는 ‘화장품 유목민’이 된다. 의도치 않게 긁어모은 화장품의 종류만 수십 종이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쓰는 제품부터 1주일에 한두 번 쓰는 제품이 화장대를 가득 채우고 있는데, 대부분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있다. 그때 깨달았다. 나도 모르게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고 있었다는 사실을. 

화장품 공병은 제품력과 인기의 상징이다. 바닥이 보일 때까지 싹싹 긁어 쓰고 또 구매한다는 의미니까. 일부 뷰티 브랜드는 화장품 공병 회수 캠페인을 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만, 회수율이 얼마나 될까. 화장품 공병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되어 버려진다. 그래서 화장품 종류를 줄여 #당장챌린지를 실행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많은 화장품이 필요한가요? 

매일 아침 세안을 하고 화장품을 몇 개나 바를까? 토너, 에센스, 로션 또는 크림 등 기초 단계에만 서너 종류의 제품을 바른다. 자외선 차단제와 약간의 메이크업까지 해야 비로소 외출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자외선 차단제는 빠뜨릴 수 없으니 기초 단계에서 한 가지만이라도 줄여보기로 했다.

화장품은 물과 오일, 유화제 그리고 약간의 기능성 성분으로 구성된다. 농도에 따라 토너, 에센스, 세럼, 앰풀, 로션, 크림 등 다른 이름으로 불릴 뿐이다. 성분 차이가 크지 않다면 피부 상태에 맞춰 단계를 줄여도 무방했다. 


토너, 에센스, 로션, 크림을 기본 구성으로 갖추되 한 가지를 뺀다. 

산뜻한 케어를 하고 싶은 날은 로션까지 바르고 크림은 생략한다. - 크림 스킵 

피부가 건조한 날은 로션을 생략하고 크림을 바른다. - 로션 스킵 

토너를 여러 번 흡수시키는 날에는 세럼을 생략해도 충분했다. - 세럼 스킵 

다 쓴 제품은 새로 구입하지 않고, 당분간은 갖고 있는 제품으로 대체 중이다. 그마저 대체할 수 없을 때 꼭 필요한 것만 갖추려고 한다. 아마도 세럼과 크림 딱 두 개만 남지 않을까 싶다.


어릴 때는 베이비 로션 하나면 충분했는데, 나이 들면서 피부가 망가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피부 문제를 화장품으로 해결하려고 한 게 잘못이었을까. 오히려 과도한 화장품 사용이 피부를 더 힘들게 하는 건 아니었을까. 더불어 다 썼다고 버린 플라스틱 공병, 다 쓰지도 못하고 버린 화장품 등으로 환경오염에 일조하고 있었다니 지난날의 무지가 후회되었다. 


씻을 때도 스킵케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한 피부과 의사가 자신의 피부 관리 비결을 공개한 적이 있다. 매일 클렌저로 몸을 박박 닦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틀에 한 번은 보디클렌저를 쓰지 않고 물로만 씻는단다. 얼굴은 클렌징 워터와 클렌징 폼으로 이중 세안하고, 머리는 샴푸로, 몸은 비누와 보디클렌저로 씻으니 샤워 한 번으로 5종류의 클렌저를 쓰는 자신을 돌아봤다. 보글보글 거품으로 물을 오염시키고, 미끌미끌한 피부를 닦아내느라 물을 낭비하고, 수많은 클렌저 제품 사용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고 있었다니. 

샤워할 때 하나 빼기를 시작해보았다. 비누와 보디클렌저 중 한 가지만 선택해 몸을 씻는다. 다음은 올인원 클렌저나 비누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나로 씻기를 도전한다. 가끔은 비누칠마저 빼고 아무것도 안 쓰기를 실천 중이다. 


#당장챌린지를 실천하면서 #플라스틱프리 #제로웨이스트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한 가지 챌린지를 할 때마다 깨닫는 게 많다. 편리함을 쫓느라 많은 걸 놓쳤구나. 없이도 살 수 있는 것들을 챙기느라 애썼구나. 나도 모르게 지구에게 나쁜 영향을 미쳤구나. 지구에 덜 해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맘앤앙팡 에디터들은 환경을 위한 행동을 한 가지 정해서 실천하고 습관을 만드는 #당장챌린지를 한다. 배달음식 주문하지 않기, 배송 없는 한 달 살기, 페트병 반으로 줄이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지구를 구하는 새 습관을 만드는 중이다. 성공의 뿌듯함을 담은 혹은 실패 후의 반성과 변화를 담은 생생한 후기는 계속된다.

글 한미영 기자
사진 맘앤앙팡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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