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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장프로젝트 Sep 14. 2020

꺼진 전등도 다시 보자

불 켜고 다니는 나쁜 습관 바로잡기

에디터는 남편에게 "꼬리가 길다"라는 핀잔을 자주 듣는다. 방문을 닫고 다니지 않아서가 아니라 다니는 곳마다 불을 켜고 다니기 때문이다. 특히 화장실이나 다용도실, 베란다 등 용무가 끝난 곳에도 불 끄는 것을 자주 잊는다. 얼마 전 한 달에 한 번 개인적으로 '어스아워'(세계자연기금이 주최하는 환경운동 캠페인으로, 2007년 제1회 행사가 호주 시드니에서 시작된 이래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실시되고 있다. 해당 일에 1시간 전등을 소등함으로써 기후변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상징적 자연보전 캠페인으로, 전 세계 유명 랜드마크가 참여하는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네이버 지식백과])를 실천하겠다며 서랍에 넣어 둔 양초들을 모두 꺼냈는데, 그게 먼저가 아니었다. 불필요한 전등을 끄지 않는 나쁜 습관부터 바로잡아야 했다. 


© jdsimcoe, 출처 Unsplash




가족들에게 잔소리를 권하다

에디터의 전등 끄지 않는 습관은 아주 오래된 것이라 스스로 정신을 바짝 차린다고 쉽게 고쳐질 일이 아니었다. 일상 속 환경 지키기에 관심 없던 때로 돌아간다면 "불 좀 끄고 다녀"라는 말이 듣기 싫은 잔소리였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당장 바꿔야 할 나쁜 습관을 고치기 위해 가족들에게 잔소리를 권하기로 했다. "내가 쓸데없이 불을 켜고 다니면 꼭 불 좀 끄라고 말해줘. 큰 소리로 말해도 좋아." 남편과 아이는 대놓고 꼬투리 잡아도 괜찮은 일이 생겨 재밌어하는 눈치였고, 효과도 좋았다. 


전등 스위치 옆 'off'의 힘
포스트잇에 'off'라고 써 전등 스위치 옆에 붙였다. 이 메모의 힘은 생각보다 셌다. 불을 켤 때부터 끌 생각을 하게 했다. 일주일 정도는 메모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고, '잊지 말고 불 꺼야지'하는 의식에 도움을 줬다. 보름 정도 지나자 스위치 옆 메모를 의식하지 않아도 스위치에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횟수가 많아졌다. 지금은 포스트잇을 떼고 마스킹테이프에 'off'라고 적어 스위치 위에 작게 붙여뒀다. 


'필요'한 전등 끄기에 도전 중

에디터의 다짐과 가족들의 잔소리, 메모만으로도 전등 끄기 습관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어릴 적부터 몸에 밴 습관이라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20일 정도 지나니 다른 사람이 전등을 제대로 끄지 않은 것이 눈에 거슬릴 정도로 일취월장했다. 이제 잠들 때 켜 두는 주방의 보조등과 안방 수면등 끄기에 도전할 차례. 새벽에 깨서 어두운 주방에 나오는 것이 싫어 켜 두던 보조등은 일주일 전부터 더 이상 켜지 않는다. 겁이 많아 낮은 조도의 수면등을 켜 두지 않으면 쉽게 잠들지 못하는 데다 아직 어린 아이와 함께 자다 보니 수면등 끄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오늘은 아이가 잠들면 꺼야지'하다가도 그냥 잠들어버리기 일쑤. 고민 끝에 휴대전화에 '전등!'이라는 알람을 자정에 맞춰 둔지 3일째다.



이제 한 달에 한 번 소등하기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2019년 기준으로 국내 주요 지역의 건물을 동시에 10분간 소등하면 4만1천 189kwh의 전력과 20.3ton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가능하고 한다. 또 2016년에는 ‘어스아워' 캠페인을 통해 국내 공공건물을 1시간 동안 소등해 692만7천 kwh의 전력과 온실가스 3천 131ton을 감소했는데, 이 결과는 약 112만7천 그루의 어린 소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한다.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어스아워' 뿐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단 30분이라도 소등을 실천해 보려 한다. 모아둔 예쁜 양초들을 이제야 의미 있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맘앤앙팡> 기자들은 매달 주제를 정해 환경을 위한 #당장챌린지를 실천한다. ‘배달 음식 시키지 않기’ ‘일회용 비닐 안 쓰기’ ‘배송 없는 한 달 살기’ ‘페트병, 반으로 줄이기’ 등 각자 자신이 지킬 수 있는 목표를 정하고 도전한다. 성공의 뿌듯함을 담은 혹은 실패 후의 반성과 변화를 담은 기자들의 생생한 후기는 계속된다. 




 오정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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