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하는 #당장챌린지에 도전하며 주방에서의 습관을 바꾸기 시작한 게 지난 5월부터다. 출근 준비를 하며 마실 물을 끓이고, 플라스틱 용기에 든 주방 세제 대신 고체 비누와 삼베 수세미로 설거지를 하는 건 이제 익숙해졌다. 식사 때 반찬을 먹을 만큼만 조금씩 담아내니 음식물 쓰레기 역시 줄었고, 머신 대신 직접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려 먹는 일도 습관이 되었다. 그동안 다양한 도전들을 했는데 그중 가장 어려웠던 건 다름 아닌 ‘물티슈 안 쓰기’였다. 그래서 또 한 번 ‘물티슈 사용 줄이기’로 #당장챌린지에 도전했다.
왜 이렇게 어려울까?
물티슈 사용을 줄이겠다고 행주를 여러 개 장만했음에도 불구하고 물티슈 사용량이 줄지 않아 답답해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Ⅴ 싱크대 기름때를 무엇으로 닦을 것인가 에디터가 물티슈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바로 가스레인지였다. 수세미로 가스레인지의 찌든 때를 박박 닦는 일을 매일 할 수 없으니 요리 후에는 물티슈로 그때그때 가스레인지 주변과 벽면을 닦곤 했다. 행주를 사용하기로 했는데 행주가 기름때로 더러워지는 것을 망설이는 아이러니한 상황. 과감하게 가스레인지 전용 행주를 만들기로 했다.
Ⅴ 먼지떨이 이용하기 아이의 식탁 의자는 블랙, 나와 남편의 식탁 의자는 블랙과 화이트. 아침이고 낮이고 저녁이고 언제 보아도 의자 위에 먼지가 눈에 띄어 물티슈로 쓱쓱 닦는 게 일이었다. 지인의 조언으로 먼지떨이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Ⅴ 가족 모두가 동참하기 나만 안 쓴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태어나서부터 물티슈와 함께한 아이는 바닥이나 식탁에 뭘 흘리면 쏜살같이 달려가 물티슈를 뽑아온다. 뽑은 물티슈 한 장을 요리조리 제대로 활용할 줄 몰라 두 장, 세 장이 되기도 한다. 물티슈 주문 담당인 남편에게는 주문을 멈춰보라고 했고, 물티슈는 딱 하나만 아이가 찾기 힘든 곳에 두기로 했다.
별거 아니지만 물티슈 뚜껑을 열기 전 잠시 멈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행주를 사용하면 삶고, 말리는 과정이 귀찮아 행주를 걸어 두고도 물티슈의 유혹에 빠지곤 했다. 잠깐 멈추면, 정신이 번쩍 들 때도 있어 확실히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또, 행주를 뽀얗게 삶아 써야 한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보기로 했다. 모아서 삶을 수 있을 때는 삶고, 시간이 없을 때는 그냥 수건들과 함께 세탁하기도 했다. 세탁기에 장착된 삶기 기능은 3시간 이상 소요되므로 환경을 생각하는 #당장챌린지의 취지와 맞지 않아 딱 한 번 사용해보고 바로 포기했다.
아이 피부에 직접 닿는 물티슈의 안전성을 걱정하는 만큼
아이가 살아갈 미래 환경을 걱정해야 할 때!
얼마 전, 물티슈 사용량에 대한 인상적인 뉴스 기사를 봤다. 사회적 탈(脫) 플라스틱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상황 속 개인위생을 이유로 물티슈의 사용량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물티슈 역시 플라스틱 계열의 폴리에스테르 소재로 만들어지며, 일회용 컵처럼 한 번 쓰고 버려지면 최대 100년간 썩지 않는다는 것. 물티슈는 이제 아이가 있는 집뿐 아니라 회사, 가방 속 필수품이 되었다. 나부터, 우리 가족부터 물티슈와 안녕하는 날까지 #당장챌린지를 시도해볼 참이다.
<맘앤앙팡> 기자들은 환경을 위한 행동을 한 가지 정해서 한 달 동안 실천하고 습관을 만드는 #당장챌린지를 하고 있다. 배송 없이 한 달 살기, 패트병 반으로 줄이기, 배달음식 주문하지 않기, 분리배출 제대로 하기 등 일상 속 실천으로 지구를 구하는 새 습관을 만드는 중이다. 성공의 뿌듯함을 담은, 혹은 실패 후의 반성과 변화를 담은 생생한 후기는 계속된다.
사진 언스플래시 Unsplash
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