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타 Before vs After
20대 초반에 과한 주간졸음 관련 불편감으로 병원을 다녔었던 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비슷한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검사 결과는 생각과 달랐다.
방문한 병원에서 나의 증상을 들으신 선생님이 ADHD 검사를 해보자고 하셨다. ADHD로 진단받기 위한 검사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다음은 ADHD 진단을 위해 하는 검사 중 한 가지인 자가 검사 척도의 문항이다.
나는 이 검사 항목들 기준으로는 경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진단받았지만, 다른 검사 결과들을 종합하여 볼 때 ADHD 약물(약품명 콘서타)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전문의 선생님의 판단하에 복용을 시작했다.
콘서타를 복용하기 시작하면서 내가 과실의 원인이 된 차량 사고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미 익숙해진 일상 속의 다른 사소했던 문제들은 ADHD 때문이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나의 타고난 기질 때문에 그랬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나에게 콘서타가 준 일상의 개선은 기대하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 자주 느끼던 멍한 느낌이 사라졌다.
- 지저분한 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조금씩 업무 계획을 세워보기 시작했다.
-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 내가 말꼬리를 잡고 시비를 건다고 오해하는 일이 없어졌다.
이러한 일상생활 속 개선들이 동반되면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물론 이런 후회가 의미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진단 전 겪었던 내 삶 속의 각종 당황스러웠던 오해들과 억울했던 시간들이 문득 떠오를 때면 이런 상상을 한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쿠퍼처럼 과거의 나에게 신호를 보내는 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