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가 보는 카리타스
카리타스라는 말은 구약성경의 라하밈(rahamim)과 헤세드(chesed)에서 비롯되었다. 라하밈은 여성의 자궁을 의미하며, 착한 사마리아인이 강도 만난 사람을 보았을 때 느꼈던 애끓는 마음, 즉 자비를 뜻한다. 헤세드는 하느님의 은총을 의미한다.
라틴어 성경에서는 이 두 단어를 엘레오스(eleos) 또는 카리스(charis)로 번역했는데, 카리스에서 카리타스라는 말이 나왔다. 따라서 카리타스는 한마디로 하느님께서 거저 베풀어주시는 은총을 의미한다. 어려운 사람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조건 없이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 바로 은총의 표현이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베푸시는 은총은 자비, 사랑(애덕), 결합의 관계(충실성)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자비: 프란치스코 교황은 저서 "신의 이름은 자비입니다"에서 자비를 잘 설명하고 있다. 발터 카스퍼 추기경의 저서 "자비" 또한 자비의 희년 추천도서로 자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랑(애덕): 사랑을 실천하여 습관이 된 것을 덕이라고 하며, 이러한 사랑을 나누는 덕이 습관화된 것이 애덕이다. 카리타스 기관의 패찰에도 사랑, 애덕, 자선이라는 단어가 쓰여 있다.
결합의 관계(충실성): 일회적인 도움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카리타스의 행동은 사람을 죄와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하기 위한 하느님의 은총이다. 이는 영적인 차원뿐 아니라 사회적인 억압 구조를 깨는 해방의 의미도 지닌다.
이러한 은총을 받은 사람은 긍정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복지 현장에서 긍정적인 변화의 샘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신약성경에서 카리스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자비심을 의미한다. 엘레오스는 두 사람을 결합시켜주는 관계를 의미하며, 충실성을 함축하고 있다.
카리타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 자유로워지고, 하느님을 닮아가는 것이다. 이는 관계의 충실성을 의미하는 의식적인 실천이다. 사회적인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용서와 화해를 실천하는 것이 카리타스의 정신이다.
사회복지사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소명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자신의 힘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을 챙기되 타인에게 개방되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회복지사는 은총의 통로자로서, 사람들에게 너그러워져야 한다. 탕자의 비유에서처럼 심판의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은총이 베풀어지는 곳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