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29일 수요일 갑진년 정축월 무술일 음력 1월 1일
어제는 아주 오랜만에 Windows 데스크톱을 켰다. 스팀 업데이트 대기열에 있는 게임의 패치 노트가 2024년 9월 6일을 나타내는 것을 보니 한참 안 켜긴 했다. 마지막으로 사용한 게 언제인지 생각해 보니, 작년 8월 말에 일경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참여 기업에서 면접 후 역량 파악용 간단한 과제를 내주셨을 때 Premiere Pro 체험판을 설치해서 사용하느라 켰던 게 마지막인 것 같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PC 게임을 종종 하여 자주 켜져 있었는데 여름 정도부터는 잘 안 켜게 되었다.
평소 웬만한 것들은 노트북으로 할 수 있다 보니 굳이 데스크톱을 켜지 않는다. 데스크톱은 Windows에서만 돌아가는 게임이나 한컴오피스 같은 녀석을 사용해야 할 때나 켤 뿐이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아주 가끔 Chrome을 제외한 웹 브라우저에 대해 호환성이 떨어지는 사이트에 접속해야 할 경우에도 불만을 토로하며 그 녀석을 켜기도 했다. 요즘 서비스 수준에 그런 사이트가 뭐가 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노트북에 있는 Firefox로는 서울시 홈페이지에 로그인하지 못했다. 그 말은, 청년몽땅정보통과 같은 서울시 연계 사이트에 로그인하려면 데스크톱을 켜야 했다는 소리다.
그게 다 몇 해 전인가 내가 노트북에서 Windows를 쓰지 않게 되어 발생한 일이지만. 대학생 때는 멀티부팅을 하곤 했다. 2.8kg짜리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던 시절(정확히는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 어차피 집에서는 과제고 뭐고 안 할 게 분명하기에 동아리방에 두고 다녔다.)에는 Windows와 Ubuntu와 Kali 멀티부팅 체제였다. Kali는 모의해킹 도구가 많이 들어 있는, 정보 보안에 관심 있다면 알 법한 Linux 운영체제인데, 나는 단지 내가 접해본 운영체제 중 UI 측면에서 가장 취향이라 설치해 버렸다. 생각해 보면 Ubuntu 계열과 Debian 계열과 RedHat 계열의 운영체제를 하나씩은 써 봤구나. 하여간 결국엔 Debian 계열도 크게 차이 나지는 않지만 Ubuntu 계열에 조금 더 익숙하고 (RedHat 계열의 운영체제는 애초에 과제할 때 가상머신에서 써본 게 전부니 말할 것도 없고) Windows는 그것으로 부팅할 때마다 업데이트할 거 있다고 껐다 켜라고 해서, 결국엔 Ubuntu 위주로 쓰다가 좀 더 가벼운 노트북을 FreeDos 제품으로 구입한 뒤 멀티부팅 생략하고 순수 Ubuntu로 사용하고 있다.
hwp 확장자로 제공되는 문서와 같이 Windows에 벤더 종속적인 파일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불편한 점은 딱히 없는 것 같다. 옛날에야 은행 사이트 같은 데에서는 Linux용 보안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아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데서도 Linux를 지원해 주는 추세고, 애초에 웬만한 건 모바일로 가능하니 문제 될 게 없다. GIMP, Inkscape, Scribus, Kdenlive 등의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Adobe 제품군 없이도 이것저것 할 수 있고 말이다. 물론 다른 사람과 협업을 하게 되면 저런 소프트웨어의 확장자로는 함께 하지 못할 확률이 높지만, 일을 하게 되면 회사에서 Adobe 제품군 정도는 회사 PC에 업무용으로 제공해주지 않을까 하는 안일함을 가지고 있다. 솔직히 저것들은 각각 Photoshop, Illustrator, Indesign, Premiere Pro와 UI 및 단축키만 다르지 하는 일은 비슷하니까 처음에만 조금 헤맬 뿐 Adobe 제품군도 금방 익히지 않을까. 실제로 일경험 할 때도 Premiere Pro 10시간 배운 걸로 12주 동안 어떻게든 해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