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3일 을사년 신사월 임오일 음력 4월 16일
언젠가 컴퓨터 화면에 대해 의문을 품은 적이 있다. 왜 화면은 세로보다 가로로 긴데 실행 중인 소프트웨어를 보여주는 영역은 더 좁은 곳을 할애해서 하단에 배치하는 걸까. 넓은 쪽을 놔두고 좁은 쪽을 더 줄여서 사용하는 데 어떤 이유가 있을까. 그러다가 기본값으로 그런 영역이 좌측에 놓여 있는 운영체제를 만났다. 물론 Windows도 상태표시줄을 좌측이나 우측에 둘 수 있긴 하지만 날짜 및 시간을 표시하는 부분 때문에 너무 넓게 설정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요즘 Windows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런 영역이 좌측 패널로 존재하는 Ubuntu를 만나고 그것을 사용하다 보니 난 좌측에 있는 것보다 우측에 있는 걸 더 선호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고, 패널 형태로 존재하는 것보다 독 형태로 두고 자동 숨기기 기능을 사용하는 편이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시선의 방향이 상→하이며 좌→우이기에 하단에 있던 녀석은 좌측에 배치되는 것보다 우측에 배치되는 편이 익숙한 위치이긴 하다.
최근에 노트북에 설치되어 있던 웹 브라우저 Firefox가 업데이트되며 세로 탭 옵션이 추가되었다. 웹 브라우저에 띄워놓은 탭을 상단이 아닌 좌측 사이드바에 띄워 주는 것이다. 제목이 다 표시되게 넓은 세로 탭을 사용할 수도 있고, 파비콘만 표시되며 마우스를 올리면 사이트 제목과 미리보기가 뜨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도 있더라. 파비콘만 뜨는 세로 탭으로 설정해 놓으니 그 조금 차이로 인터넷 창이 넓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화면의 좌측 끝부분과 우측 끝부분은 사이트 메인 영역을 보고 있으면 초점을 벗어난 부분이라 무언가 있어도 크게 거슬리지 않아 세로 방향으로 넓어진 만큼 넓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확실히 난 운영체제든 웹 브라우저든 이렇게 가로로 긴 디스플레이에서는 상하 공간을 차지하는 녀석들보다 좌우 공간을 차지하는 녀석들을 선호한다. 나에겐 이게 더 깔끔해 보이고 좋다. 좁은 곳을 더 좁게 만드는 것보다 넓은 곳을 활용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해 본다. 실제로 웹사이트 중에는 좌측 패널에 주요 기능들을 배치하는 경우도 많고 말이다. 요즘 사람들이 많이 쓰는 ChatGPT만 봐도 좌측 패널에 지난 대화 목록이 뜨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