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6일 금요일 을사년 신사월 을유일 음력 4월 19일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한다. 때로는 그 사소한 일상조차 쉽지 않다. 알람이 울릴 때쯤 일어난다. 보통 알람 소리에 눈을 뜨거나 그보다 몇 분 전에 깨어 있다가 알람을 끈다. 그러고 나서 피곤하니 잠시만 누워 있자고 하면 90분쯤 지나 있곤 하다. 90분의 수면주기가 어쩌고 하더니 진짜 그런 게 있긴 한 모양이다. 이 90분의 수면주기가 몇 번인가 반복되어야 좋은 잠이라던데, 난 충분히 반복되고 있는 건지. 요즘 들어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로가 안 풀린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드는 걸로 보아 최적의 상태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것 같긴 하다.
요즘은 벌써 에어컨의 계절에 접어들기도 했다. 에어컨의 영향을 받으면 몸이 시리고 건조함 때문인지 뻐근하고 몸이 힘들다. 그래서 쉽게 지친다. 그렇게 피로가 누적되다 보니 썩 좋진 않다. 사람들은 추우면 껴입을 수 있지만 더우면 벗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더운 사람에게 맞춰서 에어컨을 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단지 온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온도의 문제라고 쳐도 벌써 에어컨을 틀 날씨인지는 의문이다. 긴팔 긴바지를 입고도 에어컨의 영향으로 약간의 두통과 불편한 감각을 느낀다. 겨울에나 사용하던 망토를 챙겨가야 하나 싶더라.
여름은 다 좋은데 딱 두 가지가 문제다. 장마와 에어컨만 아니었으면 여름을 좀 더 좋아했을 거다. 에어컨으로 인한 불쾌함이 한여름 땀범벅이가 되었을 때의 불쾌함보다 크다. 그리고 훨씬 더 힘들다. 때로는 이러다 죽는 거 아닐까 싶은 불편한 감각이 나를 짓누른다. 정신은 멍해지고 아무것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 어차피 머리에 안 들어올 거면 이걸 버티며 강의실에 앉아 있는 게 맞나 싶다. 지하철 에어컨은 긴팔 긴바지로 커버되지만 강의실 에어컨은 그렇지 않다. 그런 하루를 버티다 보면 평소보다 피로가 더 쌓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요즘 평소보다 아침에 일어나기를 더 힘들어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누군가는 에어컨 세게 틀어놓고 담요를 덮고 있는 것을 즐긴다고들 하던데, 난 도저히 그게 즐겨지지 않는다. 겨울 망토를 가져가야지 하는 것도 최소한의 방비책일 뿐, 호흡의 불쾌함은 전혀 막아주지 못한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는 숨을 쉬기 어렵게 만드는데, 그것은 내가 겨울을 꺼려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에어컨이라는 녀석이 그 겨울의 특성을 여름까지 끌고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