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30일 금요일 을사년 신사월 기해일 음력 5월 4일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 버린다. 어떻게 흘러가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 같다. 어느 순간 보면 이미 하루는 끝나가고 어느 순간 보면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한 반복 속에서 우린 어딜 향해 흘러가는가. 9시부터 16시 20분까지 교육을 듣고 16시 30분부터 18시 30분까지 자격증 시험 준비를 하다 나온다. 대충 8시 40분부터 18시 40분까지는 기술교육원에 있다 오는 것 같다. 그러니까 현재 나의 개인 시간은 보통의 직장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단 말이지.
그 와중에 종종 집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놀다 들어가는 걸 보면 난 취업을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누군가 집에서 회사로 텔레포트 능력과 회사에서 집으로 텔레포트 능력 중 하나를 얻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무엇을 고를 거냐고 물을 때 전자를 택하는 것은 순전히 그 이유다. 출근할 땐 집에서 회사로 가겠지만 퇴근할 때 회사에서 집으로 가리라는 보장이 없다. 딴 길로 새는 경우가 꽤 있을 듯하다. 회사에서 원하는 곳으로 텔레포트할 수 있다면 모를까 목적지가 집으로 고정되어 있다면 나에겐 크게 의미 있는 능력은 아니다.
내 시간이 많지 않다고 느껴지는 건 내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것도 한몫한다. 이것저것 쓰고 그리고 기록하다 보면 시간이 참 잘 간다. 여유 시간의 대부분은 그런 데 쓰는 것 같다. 스팀과 스위치와 플스가 나를 기다리고 있지만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스팀은 비교적 최근에 하긴 했다. 5월 초에 좋아하는 게임의 10주년 기념 게임이 출시되어 플레이하고 도전과제를 다 털었지. 10주년 기념 게임이라길래 이벤트성 짧은 게임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플레이타임이 길었다. 아무리 이벤트성 게임이라지만 그래도 "10주년"은 다른가. 10주년 기념과 함께 차기작 홍보도 하던데 일단 스팀에 예약해 놓았다. 사실 이것저것 가진 건 많지만 라이브러리에 스팀 게임은 30개도 안 되고 스위치도 고작 세 개의 게임이 전부인 데다가 플스 게임은 하나 밖에 안 해봤다. 그 하나마저도 엔딩을 본 상태가 아니다. 세상을 등지고 지낼 땐 게임도 많이 했는데 사회로 조금씩 나아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확 줄어든 것 같다.
취업 준비라는 것도 해야 하니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겠지만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하고 싶은 게 아무것도 없을 때보다는 나은 것 같기도 한데. 하지만 직업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아직도 생기지 않아 취업 준비는 어느 쪽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술교육원 디자인과는 그저 Adobe 제품군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서 간 거긴 한데 그러고 나서 이제 그걸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는 모르겠다. 어딘가의 디자인 직군? 특별히 관심 가는 곳은 없는데 아무 데나 찔러봐? 기술교육원 수료까지 아직 한 달 반 정도 남았으니 나중에 생각해? 나중으로 미뤄도 괜찮은 건가? 애써 찾아다니지 않아도 그냥 적당히 아무 데서나 불러줬으면 좋겠다. 어딘가에서 갑자기 "님 실습한 거 올려놓은 거 봤는데 우리 회사 오실?" 하면 얼마나 좋아(?).
가끔은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건드려야 할지 우선순위를 잡지 못할 때가 있다. 일단 해야 할 걸 러프하게 적어놓고 조율하기도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단 말이지. 의식의 흐름을 따라 이거 건드렸다 저거 건드렸다 하면 뭔가 꼬이기도 한다. 한 시간 전에 시작한 글을 중간에 멈추고 다른 거 하다 오는 것을 두세 번 반복하고 나니 이 짧은 글이 뭐에 대한 글인지도 알 수 없게 주제가 뒤섞여 있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