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7일 토요일 을사년 임오월 정미일 음력 5월 12일
느지막이 하루를 시작한다. 아무래도 난 감기에 걸린 것 같다. 기침과 콧물이 멈추지 않는다. 요즘 유행하는 질병도 있다는 모양인데, 그냥 가벼운 감기였으면 좋겠다. 하루를 늦게 시작하는 건 역시 당장은 편해도 결국 그 순간만 편하다. 일어나면 피로가 풀리긴커녕 더 쌓여 있는 느낌이다. 그 상태로 하루를 살아가는 건 썩 유쾌하지 않다. 너무 일찍 일어나도 피곤하겠지만 그 사이 적절한 시간의 임계점을 모르겠다. 일단 한 가지 확실한 건 8시 넘어서 일어나는 것치고 괜찮은 날은 거의 없던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떠 보니 이미 늦은 시간이면 하루 종일 힘들 걸 알기에 일어나길 거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눈덩이 효과라고 하던가, 그때 일어났으면 그나마 나았을 것이 다시 잠들어 더 늦은 시간에 일어나면 더 힘들어진다. 그렇게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것도 안 먹고 그저 존재하다가 저녁때 일정을 소화하러 밖으로 나가던 게 나의 최대 고립 시기의 일상이었다. 저녁의 일정에서도 무언가를 열심히 하기보다는 그저 존재하다 왔던 것 같다.
요즘은 조금 더 이성적인 삶을 살아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되었건 나는 나의 삶을 살아가야지.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어차피 상대가 그럴 의지가 없다면 그럴 의지가 있는 사람만 힘들 뿐이다. 그리고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내 삶을 살고 있을 때 자연스레 옆에 붙어 함께 나아가기도 하더라. 결국 애써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기보다는 내 갈 길을 가며 그저 옆에 누군가가 다가올 여지만 남겨두는 편이 훨씬 나은 것 같다. 함께 나아가는 것에 좀 더 중점을 두면 손해만 보고 상처를 입은 채 결국 혼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최근 들어 상태의 편차가 크다. 신나서 조잘대다가도 내 존재가치를 잃어버리기도 하고, 아주 뒤섞이고 뒤엉킨 듯한 느낌이다. 한 동안은 안 그랬던 것 같은데. 그나저나 6월 중으로 병원을 한 번 가긴 해야 하는데 언제 가는 게 좋으려나. CT 촬영이 필요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뇌에서 분비되는 무언가가 기준치보다 높게 나와서 추적검사로서 혈액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으니 말이다. 늘 그렇듯 별일 없겠지 하는 안일함으로 살아가면서도 건강검진이나 이런 검사 같은 건 꼬박꼬박 하는 편이다. 심하면 뇌졸중일 수도 있다는 말 따위 알 반가. 하여간 6월 중순에서 말 정도에 오라고 했으니 조만간 괜찮은 날짜를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