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9일 월요일 을사년 임오월 기유일 음력 5월 14일
삶이라는 게 그래, 재미가 없다. 그럭저럭 살 만할 때도 있지만 좀 오락가락한다. 다른 학생들 포트폴리오용 이벤트 포스터 만든 거 구경이나 하려고 했는데 일요일까지 학과 서버에 제출해야 하는 과제를 제출한 사람이 여섯 명 밖에 없다. 전체 학생 수는 스물다섯 언저리 될 텐데. 뭐, 그럴 수 있긴 하다. 나 또한 지난번 랜딩 페이지 과제를 제출해야 하는 것을 잊고 있다가 수업 시작하고 나서야 제출한 바 있으니 말이다. 괜히 이전 과제 구경이나 해본다. 지난주에 제출했어야 하는 과제를 어제가 되어서야 제출하신 분도 있다. 속도가 잘 안 나서 주말 동안 밀린 과제를 처리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 서버에서 내려받는 건 약간의 시간 지연이 있기에 몇 개만 구경해 본다. 조금은 익숙해진 이름이라던가.
다른 사람의 흔적을 구경하는 것은 그리 큰 즐거움을 주지는 못한다. 역시 삶의 즐거움은 자신에게서 찾아야겠지. 누구라도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는 여러 모로 훨씬 나은데 특히 집에 있으면 많이 가라앉는다. 가족이 집에 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집이라는 공간에 있을 때 그렇다. 집에 있는 모든 시간을 잠으로 채우지 않기 위해 뭐라도 할 것을 찾을 뿐이다. 게임조차 나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게 일상이지만. 스팀에도 스위치에도 플스에도 나를 기다리는 게임들이 있지만 글쎄, 핸드폰에 있던 녀석들마저 지겹다고 느껴져 방치한 지 좀 되었다.
그림 그리기 리추얼 프로그램 신청했던 게 선정되었다. 요즘은 나루 님의 네모두 인스타툰 채팅방 구경 갈 겸 하루에 한 번은 카카오톡을 실행하는 편이라 오픈카톡으로 진행되는 리추얼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뭐라도 끄적이며 프로그램 참가자들과 교류하면 조금은 나아질 수 있을까. 이런 상태가 너무 지속되면 친구고 뭐고 아무하고도 연락을 안 하려 드는 게 문제다. 평소에 즐거웠던 관계도 지겨워지고, 원래라면 했을 얘기도 안 하게 된다. 그저 하기로 약속된 작업만 수행할 뿐이다. 어쩌면 이 리추얼 프로그램마저도 그러한 '약속된 작업'에 불과한 무언가로 스쳐 지나가 버릴지도 모르지. 애초에 이건 2주 동안의 짧은 이야기이며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기보다는 참가자들은 이런 걸 했다, 하고 인증만 하고 담당자들만 반응해 줄 확률이 높긴 하다.
적막함. 전자기기 소리와 아주 약간의 주변 소음을 제외하고는 내가 내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것보다는 좀 더 생활 소음이 들리는 환경이 좋은 것 같다. 저 멀리 거실에서 알람 소리가 들린다. 반응하지 않을 알람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가족 중 반은 순천인가 어딘가로 가서 오늘 오후에야 돌아온다던데. 아까부터 간헐적으로 들리는 알람 소리는 전부 한 사람의 소행이라는 것이다. 생활 소음의 필요성에 저런 알람 소리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썩 유쾌하지 않은 음악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