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5일 화요일 을사년 계미월 병오일 음력 윤6월 12일
다섯 명의 사람 중 세 명이 정 씨라는 건 흥미로운 일이 될 수 있을까. 김이박최정강조... 김 씨가 한 명, 이 씨가 한 명, 그리고 박 씨와 최 씨를 건너뛰고 정 씨가 세 명. 인구수 상위 다섯 개 안에 드는 성씨니까 꽤나 흔한 성씨이긴 하다. 흔하지 않은 성이지만 잊힐 때쯤 되면 한두 명씩 나타나는 성씨도 있는걸. 몇 년 전에는 열댓 명 정도의 청년이 모였는데 그중에 서로 초면인 황보 씨 두 명이 있어 꽤나 흥미로웠다. 단일 본관을 둔 성씨를 가진 이들을 마주할 때면 저들은 얼마나 떨어져 있는 혈연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성씨라는 게 부계 혈통만 기록되기에 관계를 얼마나 추적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중학교 동창 중에는 나의 외종사촌과 같은 돌림자를 쓰는, 나의 외가와 동일한 본관을 가진 녀석이 있었다. 같은 항렬이겠지. 어렴풋한 기억에 의하면 친가보다는 외가 쪽이 그런 걸 더 신경 쓰는 집안이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친할아버지 성함을 알게 된 지 몇 년 되지 않았다.
어제 또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2년 전 LLM 분야의 모 프로젝트에서 만났던 원스톤 님을 시작으로 세 명째 어떤 이름을 가진 사람을 알게 되었는데 그 세 명이 모두 개발자 테크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개발자가 될 운명인가, 따위의 아무 말을 내뱉으며. 그러고 보면 원스톤 님은 프로젝트에서 만난 사람 중 유일하게 나와 소셜 미디어 맞팔을 유지하고 계신 분인 것 같은데 정작 대화를 나누며 지낸 기억은 없다. 사내에서 쓰는 닉네임을 커뮤에서도 쓰고 있다고 했는데, 프로젝트 자체는 실명제였지만 왠지 본명보다는 닉네임으로 부르게 되는 사람이었다. 나 또한 실명제 커뮤니티에서도 닉네임을 드러내는 편이라 내적 친밀감을 느꼈던 것 같기도 하고. 커뮤니티의 익명성 여부와 관계없이 쓰던 닉네임 몇 개를 돌려 써서 익명성을 약화하는 편이다. 이유는 글쎄. 승태로부터 비롯된 건가.
왠지 내 주변에는 김이박 성씨를 가진 사람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김이박최를 합친 것보다 정강조를 합친 게 더 많은 느낌. 친가의 정 씨보다 외가의 이 씨가 인원이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각 성씨를 따로 놓고 보면 대학생 때 주변에 조 씨가 유독 눈에 띄게 많았다. 당시 인맥 기준으로는 조 씨만으로 김이박최를 이길 수 있었다. 인구수 분포에서 몇 위 정도까지 흔한 성씨라고 할 수 있고 몇 위 정도부터 희귀한 성씨라고 할 수 있을까. 자주 보이지 않지만 은근히 곳곳에 있어 살면서 나와 직접적인 접점이 있던 사람이 다섯 명쯤 되는 성씨의 순위를 찾아보니 40위 정도 되더라. 다른 성씨는 발음은 같지만 한자가 다른 성씨들이 좀 있어 정확한 순위가 가늠이 안 된다. 물론 애초에 내 주변 사람들만으로 일반화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