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 체력

2025년 9월 9일 화요일 을사년 을유월 신사일 음력 7월 18일

by 단휘

오래전부터 난 체력이 가늘고 길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다. 초반에는 체력이 부족해 보여서 금방 리타이어 할 것 같아 보이던 녀석이 의외로 후반까지 버티고 살아남는 소수에 속하곤 한다는 느낌. 체력의 최대치는 높지 않지만 회복은 빠른 편이라 오래 버티는 걸까. 도트딜에는 강하지만 반대로 한 번에 강하게 오는 것에는 약한 것 같기도 하고.


하루 종일 싸돌아 다니는 거에는 대체로 거부감이 없다.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있는 건 잘 모르겠다. 버티지 못한다면 그건 뻐근함과 집중력 때문이지 체력 때문은 아닌 것 같다. 9-to-22로 하루 종일 일정을 잡는 걸 꺼려하지 않는다. 그렇게 살다 보면 번아웃이 올 수도 있다지만 글쎄, 이렇게 살아서 번아웃이 온 적은 없고 방구석에 늘어져 있다가 보어아웃이 온 적은 있는 것 같다.


일단은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만큼 해보다가 체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줄여 보도록 하자. 그렇게 이야기한 지 몇 개월이 지났다. 여전히 체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고 그저 이것저것 하고 싶을 뿐이다. 하고 싶은 건 많지만 시간은 많지 않다. 정확히는, 관심 가는 것들이 서로 시간이 겹쳐서 참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미래청년일자리 사업에 선정되어 낮에는 시간을 낼 수 없기에 더욱 그렇다. 그래도 3.5개월이라도 고정적인 수입이 생긴다는 건 엄청난 일이지만.


주변에서는 출퇴근을 하는 하루의 체력은 그렇지 않은 하루의 체력과는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가끔 있다. 그것에 대해서는 조금 지나 봐야 알 것 같다. 1주 차인 현시점에서는 와닿지 않는 이야기다. 현재로서는 퇴근하면 센터에서 저녁을 먹고 다이어리에 기록을 남기며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 후 귀가하는 건 어떨까 같은 소리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지금은 막연하게 안 될 게 있나 싶지만 어디까지나 겪어보지 않은 자의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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