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3일 월요일 을사년 병술월 을묘일 음력 8월 22일
"너 살 빠졌냐?"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들은 말이다. 그런가. 잘은 모르겠다. 얼마 전부터 거실에 있던 체중계가 보이지 않아 측정해 볼 수는 없었다. 그것의 행방을 물어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서 그랬나 보다.
실제로 어떤진 모르겠지만 뭔가 차이가 있어 보인다면 아마 기나긴 연휴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고정적인 점심 식사와 약간의 저녁 식사가 확보되던 평소의 날들과 달리 연휴에는 모든 식사를 직접 마련해야 하니까 말이다. 연휴의 중후반에는 그래도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지만 특히 초반에는 뭘 먹고살았는지도 모르겠다. 닭강정 한 번 사 먹은 것 말고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배는 고픈데 입맛이 없는 경우도 많고,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서 먹어야 할지 감도 안 잡히는 경우도 많다. 결국엔 늘 그랬듯이 냉동식품이나 라면으로 때울 뿐이다. 명절 음식치고 내가 좋아하는 게 없을뿐더러 명절이라고 그런 걸 해 먹는 분위기도 아니다. 기껏해야 친척들을 만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그것마저도 그때그때 다른 불확실성의 영역이다. 그렇게 모이면 그래도 한두 끼 식사는 확보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그냥 연휴 내내 식사량이 감소한다.
섭취량 감소는 주말에 흔히 있는 일이지만 연휴가 길어지니 그게 좀 더 심화되었던 것 같기도 하고. 평소 주말에도 잘 챙겨 먹긴 해야 할 텐데 말이다. 집에 있다 보면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무기력함의 영향으로 식사를 챙겨 먹기가 더 어렵다. 그래서 여러 모로 집에 있는 것보다 어디든 나가는 게 나은 것 같다. 식사라도 더 잘 챙겨 먹겠지. 밖에서 사 먹는 건 가격대가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11월까지 써야 하는 민생쿠폰을 열심히 소비해 볼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