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5일 수요일 을사년 병술월 무인일 음력 9월 16일
마음이 딴 데 가 있다. 직장 생활이라는 건 그런 걸까. 회사라는 건 생각보다 얼레벌레 돌아간다, 라는 걸 들었을 땐 와닿지 않았는데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쉽지 않은 일이다. 뭐라도 좋으니까 나의 흥미를 끌 만한 무언가가 직장에 있어야 할 텐데.
혼자 일 하는 게 괜찮은 실력이라면 모를까 현재의 나에겐 사수가 없는 환경이라는 것도 참 갱갱하다. 이 '갱갱하다'는 말을 설명할 수 있는 표준어가 뭐가 있을까. 누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봐도 "그 뭐시깽이냐 그런 거 있잖아..." 하면서 두서없이 이야기하지만 그 어떤 말로도 명확히 전달이 안 된단 말이지. 하여간 사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는 걸 새삼 간접 체험하고 나니 사수가 더 갖고 싶어졌다. 내년에도 직장생활을 하게 된다면 사수가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출장이라는 것도 별로 가고 싶지 않다. 여행을 가는 느낌이라 거부감이 든다. 멀지 않은 곳에 아침 일찍 갔다가 행사 끝나고 돌아오는 거라면 오히려 사무실에 있는 것보다 좋아했겠지만, 멀리멀리 가서 몇 날 며칠 보내는 건 참으로도 갱갱한 일이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을 내 일상의 영역 밖에서 보낸다는 건 일상을 침해당하는 느낌이다. 일상이라던 게 없던 시절에는 거부감이 크지 않았지만 내 삶을 살아가기 시작하면서 거부감이 커졌다.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다. 하지만 도망칠 용기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관성적으로 이어 나간다. 도움이 필요할 땐 누구한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의 존재는 생각보다 크다. 그래, 난 감정적인 위로가 필요한 것도, 문제의 해결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난 그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던 거다. 하지만 인생은 보드게임과 같아 사람을 구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